
[더구루=오승연 기자] 족저근막염은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족저근막이 반복적인 미세 손상을 입어 발생한다. 과도한 달리기나 걷기, 밑창이 딱딱하고 얇은 신발 착용, 과체중 등은 족저근막에 지속적인 긴장과 자극을 주기 때문에 발병 위험을 높인다. 활동량이 많아지고 샌들 등 발 건강에 좋지 않은 신발 착용이 늘어나는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족저근막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6월 4만2156명, 7월 4만2940명, 8월 4만4480명, 9월 4만2338명이다. 연중 1~4위를 이 시기가 차지하고 있다.
야외 운동이나 축제, 나들이 등 장시간 걷거나 서 있는 활동으로 발의 피로가 누적되거나, 더운 날씨로 쿠션감이 적은 플랫슈즈나 샌들 착용 빈도가 늘면 발에 가해지는 충격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족저근막에 염증이 발생하기 쉽다.
족저근막염은 초기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약물 및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걷고 서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 발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통증이 어느 정도 줄면 발바닥 마사지와 종아리 스트레칭으로 유연성을 기르고, 편안한 신발과 맞춤 깔창 등을 사용하는 것도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주사 치료나 체외충격파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주사치료는 족저근막 부위에 국소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는 방법인데 스테로이드를 반복적으로 투여하면 족저근막의 급성 파열이나 뒤꿈치 지방 패드 위축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에 최근에는 비스테로이드 성분의 PDRN 주사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등교 힘찬병원 관절클리닉 진료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PDRN은 송어와 연어의 생식세포에서 분리한 DNA 분철제로, 세포 수용체와 결합해 염증 작용을 줄여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2024년 1월부터 10월까지 PDRN 주사 치료를 받은 족저근막염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시술 전과 시술 3개월 후 효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통증의 정도를 나타내는 통증평가척도(VAS)는 시술 전 평균 7.5점에서 시술 후 평균 2.7점으로 통증이 약 64% 완화됐다. 통증평가척도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강도를 0~10점 중 선택하는 것으로 10점에 가까울수록 통증이 심한 것을 의미한다.
또한 발기능척도(FFI) 역시 시술 전 평균 143.6점에서 시술 후 평균 65.7점으로 약 54%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발기능척도는 통증, 장애, 활동 제한 등 세 가지 영역에서 발의 기능을 평가하는 도구로, 각 항목별 최대의 통증을 10점으로 해 총 점수를 합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통증이 심하고 기능적 제한이 큰 것을 의미한다.
서동교 진료원장은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족저근막염 역시 방치하지 않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재발이 잘 되는 질환이므로 치료 후에도 방심하지 말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려면 평소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에 잘 맞고 쿠션감이 좋은 신발을 착용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무리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틈틈이 발바닥 마사지와 종아리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