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에 공급 중인 다연장로켓 '호마르-K'의 납품 속도가 최근 더욱 빨라지고 있다. 폴란드군은 각종 훈련 현장에 이 시스템을 적극 투입하며 실전 운용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29일 파베우 베이다(Paweł Bejda) 폴란드 국방부 차관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폴란드에 호마르-K 발사 모듈 9개를 추가 인도했다. 이달 기준 폴란드에 인도된 호마르-K 발사 모듈은 총 126개에 이른다. 올해에만 72개 모듈이 인도됐으며, 이 중 최소 18개는 통합 작업을 완료하고 부대 배치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발사 모듈’은 완성된 발사대 전체를 뜻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1대의 호마르-K 발사대는 2개의 발사 모듈을 탑재하므로, 126개 모듈은 최소 63대 완성 발사대에 해당한다. 현재 폴란드군이 보유·운용 중인 호마르-K 완성 발사대는 최소 81대 이상으로 추산된다.
폴란드군은 이미 호마르-K를 실전 훈련에 투입하며 전력화를 가속하고 있다. 최근엔 발트해 연안 우스트카에서 진행된 다국적 훈련 '아케인 썬더(Arcane Thunder) 25'에서 실제 호마르-K가 운용됐고, 2군 물류기지 등에서 병력 대상 교육도 병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호마르-K가 서부 발트해 우스트카 인근 8함대(8. Flotylla Obrony Wybrzeża) 소속 수송·기뢰부설함에 탑재돼 해군 훈련에도 투입됐다. 폴란드 해군은 루블린(Lublin)급 수송함에 호마르-K를 적재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해상·육상 간 합동 운용 능력을 점검했다. 이는 호마르-K가 단순한 포병 화력자산을 넘어, 군 전반의 합동작전 체계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보 2025년 5월 25일 참고 폴란드 해군, '한화 공급’ 호마르-K 실전 훈련 실시>
지상군 역시 호마르-K 실전화를 지속 중이다. 지난 2월에는 제1 마주르스카 포병여단 병력이 한국에서 교육받은 운용 기술을 바탕으로, WB그룹의 사격지휘체계 '토파즈(TOPAZ)'를 활용한 표적 타격 훈련과 로켓 장전 절차 훈련을 체계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호마르-K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239 천무를 기반으로 폴란드 실정에 맞게 현지화한 모델이다. 한화는 2022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290대 분량의 천무 체계 도입을 포함한 기본계약(약 7조원 규모)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1차 실행 계약(218대)과 2024년 4월 2차 실행 계약(72대)을 연이어 체결했다. 총 계약금액은 16억4400만 달러에 달한다.
K239 천무의 핵심 발사대 모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해 폴란드로 공급하며, 이는 폴란드 국영방산업체 PGZ그룹 산하 후타 스탈로바 볼라(HSW)와 옐츠(Jelcz)로 옮겨져 현지 섀시 및 장비와 통합된다. 이후 토파즈 사격지휘체계, 디지털 통신 시스템 '포넷(Fonet)' 등을 더해 '폴란드형 천무'인 호마르-K로 완성된다. 납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럽법인(HAEU)을 통해 이뤄진다.
호마르-K는 최대 290km 사거리의 단거리 탄도미사일(CTM-290)과 80km급 유도 로켓(CGR-080) 등 다양한 탄을 운용할 수 있다. 향후 중거리(MR) 및 대함(ASBM) 탄도미사일, 122mm 다연장 로켓의 통합도 추진한다. 2029년부터는 한화-폴란드 합작으로 설립 예정인 탄약 생산공장에서 로켓탄 현지 생산도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