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나윤 기자] 중국의 해외 광물 투자가 1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핵심 원자재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가 S&P·Mergermarekt(글로벌 인수합병 전문 정보 플랫폼)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억 달러 이상 규모의 광물 거래를 10건 성사시켰다. 이는 지난 2013년 이후 최대치로 그리피스 아시아 연구소도 "지난해가 중국의 해외 광물 투자와 건설이 가장 활발했던 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오랫동안 세계 최대의 전략 자원 소비국으로서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수년간 해외 투자를 이어왔다. 특히 캐나다와 미국 등 서방국가의 정치적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더 많은 공급로가 차단되기 전 자원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자금광업(Zijin Mining)은 지난주 카자흐스탄 레이고로독(Raygorodok) 금광을 12억 달러(약 1조600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인 비철(Baiyin Nonferrous Group) 역시 지난 4월 영국계 광물 투자사 아파인(Appian)으로부터 브라질 미네랄상 베일 베르데(Mineração Vale Verde) 구리와 금광을 4억2천만 달러(약 58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최근 금 가격 급등세도 중국의 광물 투자 확대에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비국유 금광업체 치펑 골드(Chifeng Gold)는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바탕으로 2019년 2톤이던 금 생산량을 2023년 15.2톤까지 확대했다. 이 회사는 중국 내 5개 광산과 해외 2개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중국은 리튬, 희토류, 코발트를 포함한 전략 광물의 가공 능력에선 세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다. 이처럼 전략 광물 가공 산업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서방 국가는 공급망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대체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