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명은 기자]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가 한국과 일본 편의점 브랜드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GS25가 지난 3월 하노이에 6개 매장을 동시에 오픈하며 명실상부한 베트남 1등 편의점 브랜드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GS25는 기존 진출국의 점유율 확대, 신규 해외 진출국 모색으로 글로벌 편의점 브랜드로의 성장을 빠르게 이뤄 나간다는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GS25는 호찌민을 중심으로 한 베트남 남부 지역의 1위 편의점 브랜드로 올라선 후 지난 3월 하노이를 교두보 삼아 베트남 북부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 발 뒤쳐진 일본 세븐일레븐은 부랴부랴 지난달 하노이 구도심 중심가인 로수(Lo Su) 거리 한복판에 첫 매장을 오픈하고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곳에서 불과 80미터 떨어진 거리에 GS25 매장이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한일 편의점 대전(大戰)을 상징하는 모습이다. 두 매장은 똑같이 2층 구조로 설계돼 있으며, 1층에는 상품 진열, 2층에는 고객 식사·휴식 공간을 배치해 현대적인 소비 트렌드를 반영했다.
하지만 제품 전략에는 차이가 있다. GS25는 김밥, 볶음밥, 파스타 등 한국식 메뉴와 K-드라마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으로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반면 세븐일레븐은 빠르게 조리 가능한 샌드위치 등 간편식 중심으로 제품을 구성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세븐일레븐의 경우 가격 면에서 일부 상품이 현지 평균보다 높아 '매일 찾기엔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하노이 편의점 시장은 오랜 기간 미국-캐나다계 브랜드인 써클케이(Circle K)가 선점해 왔다. 그러나 GS25와 세븐일레븐의 진출로 써클케이의 독점 구도에 균열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지난 2018년 1월 호찌민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래로 빠르게 성장하며 남부 베트남 지역에서 써클케이, 패밀리마트(FamilyMart) 등 먼저 진출한 외국계 브랜드들을 제치고 운영 점포 수 1위에 올라선 GS25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GS25 하노이 매장은 오픈 직후 하루 평균 매출 500만원을 돌파했으며, 최대 1000만원까지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 내 평균 대비 약 2.5배에 달하는 수치로, 현지 소비자들에게 GS25의 한국형 제품과 매장 운영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는 뜻이다. GS25는 기세를 몰아 올해 안에 베트남 내 매장을 500개까지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GS25가 현재까지의 추세와 전략적인 강점을 고려할 때 하노이 시장에서 세븐일레븐보다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업계 일각에선 편의점 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각 브랜드의 지속적인 노력과 차별화된 전략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