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나윤 기자] 베트남이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중국, 유럽연합(EU), 미국 등 전통적인 주요 수출국의 교역 환경이 악화되면서 시장 다변화를 통한 수출 활로 확보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높은 인구 성장률과 낮은 기술 진입 장벽, 베트남산 제품에 대한 가격 경쟁력이 어필되는 시장으로 베트남 차원의 경제외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수개월 동안 베트남은 아프리카 주요 국가들과의 경제 외교를 강화했다. 쩐 탄 만(Tran Thanh Man) 베트남 국회의장은 세네갈과 모로코를, 부홍 탄(Vo Hong Thanh) 국회 부의장은 코트디부아르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공식 방문했다.
특히 응우옌 신 녓 떤(Nguyen Sinh Nhat Tan) 산업통상부 차관은 세네갈과 모로코의 고위 인사들을 만나 가공식품, 농업기계, 필수 소비재 등 베트남의 수출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세네갈은 베트님이 주목하는 핵심 신흥시장 중 하나다. 쌀, 커피, 후추, 캐슈넛 등 베트남 농산물은 이미 해당 지역에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세네갈을 방문한 자리에서 베트남은, 연간 10만t의 쌀을 세네갈에 공급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정은 세네갈의 식량 안보 강화와 양국 간 농업 협력 심화를 목표로 한다.
베트남 기업 차원의 아프리카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 PAN그룹, 비나밀크(Viinamilk), 하프로(Hapro) 등은 이미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수출 또는 타진을 시작한 상태다. 식음료, 농산가공품, 소비재 등 현지 수요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시장 적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에 발맞춰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정책·법률 대화 포럼을 통해 현지 기업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또한 무역 박람회 참가를 장려하고 현지 유통망 연계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베트남과 아프리카 간 교역 규모는 약 95억 달러(약 13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베트남의 아프리카 수출이 약 40억 달러(약 5조5600억원), 베트남의 수입이 약 55억 달러(약 7조6300억원) 수준이다.
현재 약 14억 명에 달하는 아프리카 인구는 2050년에는 25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