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한국형 4.5세대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내부 무장창과 최신 기술을 탑재로 5세대 전투기로 거듭난다. 내부 무장 탑재로 스텔스 성능이 강화되고, 방공망을 뚫고 중무장 무기를 투하할 수 있는 은밀 침투 능력을 갖춰 전력을 강화한다. 향후 운용기 개시되면 한국형 전투기는 내부 무장창을 비롯한 새로운 저피탐지 기능을 갖춘 파생형 KF-21EX로 개발될 전망이다.
15일 글로벌 최대 비즈니스 네트워크 서비스인 링크드인과 미국 군사전문매체 워존 등에 따르면 KAI는 지난 7월 영국 햄프셔주 판버러 공항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현대식 스텔스 전투기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내부무장창을 탑재한 KF-21EX 버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KAI가 공개한 컴퓨터 생성 렌더링을 보면 KF-21EX의 제원은 길이 16.9m, 높이 4.7m, 날개폭 11.2m에 달한다. 낮은 레이더 가시성을 유지하면서 미티어 미사일, 최대 900kg(2000파운드)의 합동정찰탄(JDAM), 그리고 GBU-39 정밀유도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레이더 흡수 코팅, 통합 동체 시스템, 자동 표적 인식 기능을 갖춘 신형 AESA 레이더, F-35와 유사한 전자광학표적획득장비(EOTS), 360도 상황인식을 위한 전자광학분산개구시스템(EODAS) 탑재 등 항공전자 장비도 대폭 강화된다. 이러한 개량은 레이더 반사 면적을 줄이고 밀집된 방공 환경에서 생존성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외형과 센서 구성도 개량됐다. 캐노피 형상이 재설계되고 레이돔은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줄이는 구조로 변경됐다. 기수 아래에는 5세대 전투기에서 발견되는 전자광학추적장비(EOTS)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센서도 장착했다. F -35 EOTS는 주로 공대지 타격 목표물을 탐지하는데 쓰이지만, 적외선 탐색 및 추적(IRST) 기능도 갖췄다. EX버전에 탑재된 EOTS는 KF-21 조정석 앞세 장착된 기존 IRST 센서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KF-21EX의 가장 큰 특징은 내부 무장 탑재이다. 내부 무장창을 보유하게 되면 낮은 피탐성을 유지하면서 견고하게 강화된 목표물을 포함한 모든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KAI가 무장을 탑재함으로써 스텔스성 확보한 이유다.
업계에서도 KF-21에 내부 무장창이 꼭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대지 부분에서는 스탠드 오프 무기가 점점 저가격, 고속화, 대량화 되지만 공대공 분야에서는 고에너지 레이저 무기가 완전히 정착되기 전에는 내부 무장창을 가짐으로서 생기는 장점이 크다는 의견이다.
KAI는 내부 무장창 탑재로 KF-21EX의 스텔스 성능을 보완하면서도 국내 기술 기반의 유연한 설계 확장성과 통제력을 바탕으로 수출형 전투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자 한다.
이를 위해 KF-21EX의 추가 옵션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임무 컴퓨터와 소모성 디지털 무선 주파수 메모리(DRFM) 기만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AI 통합 센서를 통해 조종사는 한눈에 표적 식별·위협 우선순위 판단·항로 설정 등 정보를 제공받아 전투 결정을 내린다.
엔진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하는 국산 5세대 엔진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KF-21은 미 제너럴일릭트릭제 F414-GE-400K 터보팬 엔진 2기를 장착해 최고속도 마하 1.8, 전투반경 1000㎞에 이른다.
KF-21EX를 드론과 함께 운용될 수 있도록, 성능 향상 및 유인-무인 팀 구성(MUM-T) 전투 체계로도 개발 중이다. 이 체계에는 센서 융합과 안전한 데이터 링크가 포함되어 유인 전투기가 드론과 협력할 수 있도록 한다.
한편, 현재 KF-21은 공대공 무장 위주인 블록Ⅰ 개발과 양산이 진행중이다. 지난 2월 공중급유 2차 비행시험이 이뤄졌고, 3월부터는 KF-21 지원체계 후속 통합·운용시험평가도 착수됐다.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의 통합군수지원체계 운용시험 평가도 실시됐다. KAI는 내년 후반기까지 블록Ⅰ 개발을 마치고, 내년부터 2028년까지 추가무장시험을 진행해 공대지 능력을 빠르게 확보, 블록Ⅱ를 만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