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나윤 기자] 미국 연방정부가 7년 만에 셧다운에 돌입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경기 둔화 우려와 금리 인하 전망까지 겹치며 온스당 4000달러(약 560만원) 돌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 현물 금 가격은 온스당 약 3900달러(약 550만원)까지 치솟아 하루 전 기록한 종전 최고가를 넘어섰다. 미 금 선물 역시 3900달러까지 올라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 들어 금 가격은 48% 이상 오르며 1979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률을 향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달 반 동안 상승분 절반 이상이 집중되며 투자자들의 FOMO(좋은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하는 심리)가 금 시장을 달구고 있다.
이번 금값 랠리를 이끈 것은 미국 정부의 셧다운 때문이다. 연방정부 예산안 협상 결렬로 75만명 이상이 무급 휴직에 들어가면서 달러 약세와 증시 불안이 겹쳤다.
고용 악화도 금값 상승을 부채질 했다. 1일(현지시간) 발표된 ADP 민간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9월 민간기업 고용이 전월 대비 3만2000명 감소했다. 이같은 감소는 지난 2023년 3월 5만3000명 감소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치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도 높아졌다.
영국 금융사 마렉스의 애널리스트 에드워크 메이어는 "달러와 증시가 동시에 타격을 받는 상황에서 금은 가장 큰 수혜를 보고 있다"며 "고용 둔화와 저금리 환경은 금의 강력한 상승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금값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UBS는 금의 장기 강세를 반영해 목표가를 높였고 호주 맥쿼리 은행은 "내년 금 가격이 온스당 40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 투자은행 SP앤젤은 "서구권 기관, 개인투자자 모두 금 매입에 뛰어들고 있다"며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4000달러 돌파는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