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롯데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 사업의 보폭을 넓히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산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통해 독보적인 항암 기술을 보유한 유망 기업을 선점하고, 그룹 내 생산 거점인 롯데바이오로직스와의 실질적 사업 연계를 끌어내는 전략이다. 이번 투자는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와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를 동시에 거머쥐려는 롯데형 바이오 선순환 모델을 공고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홀딩스는 지난 2일(현지시간) 헬스케어·바이오 의약 CVC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테크 기업 '라쿠텐 메디컬(Rakuten Medical)'에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달 미국 비만 치료제 기업 '앨비어스 쎄러퓨틱스(Alveus Therapeutics)' 투자 이후 보름여 만에 이뤄진 여덟 번째 투자다. <본보 2026년 3월 20일 참고 日롯데, 美 바이오 '앨비어스' 전격 투자…신동빈 콕 찍은 바이오 가속도> 라쿠텐 메디컬은 독자적인 '알미녹스®(Alluminox™) 플랫폼'을 기반으로, 빛을 이용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혁신 기술인 '광면역치료'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핵심 파이프라인 'ASP-1929'는 현재 재발성 두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과의 병용 요법에 대한 국제 공동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8년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 신청을 목표로 미국, 일본, 대만 등에서 환자 등록이 한창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두경부암 치료제로 제조판매 승인을 획득해 기술력을 입증했으며, 고형암 대상 신규 약물인 'RM-0256'의 임상 1상도 올 2분기 돌입을 앞두고 있다.
이번 행보는 그룹 내 바이오 계열사인 롯데바이오로직스와의 '제조 시너지'를 예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라쿠텐 메디컬과 의약품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시설을 활용해 라쿠텐 메디컬 제품 일부를 생산하고, 글로벌 임상·상업 공급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CVC가 유망 기술을 발굴하면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생산을 맡아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구조로 읽힌다.
롯데의 이러한 연쇄 투자는 신동빈 회장이 강조해 온 '헬스 앤 웰니스(Health & Wellness)' 부문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연초 AI 기반 공간 오믹스 기업 '오믹인사이트(OmicInsight)'를 시작으로 앨비어스 쎄러퓨틱스, 라쿠텐 메디컬로 이어지는 투자 흐름은 롯데가 진단부터 치료제 개발, 대량 생산에 이르는 '토탈 바이오 솔루션'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완성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백준 롯데홀딩스 헬스케어·바이오의약 CVC 사업 책임자는 "라쿠텐 메디컬의 플랫폼 잠재력과 글로벌 확장성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며 "롯데바이오로직스의 GMP 기반 제조 역량과 결합해 양사 간 실질적인 시너지를 창출하고, 암 치료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