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체코 두코바니 원전 '맞춤형 설계도' 전달…본계약 향한 기술 로드맵 '윤곽'

지난 17일 EPC 계약 근거해 ‘개념 설계’ 전달
유럽형 이중 격납건물 등 맞춤형 기술 집약

 

[더구루=김예지 기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개념 설계(Conceptual Design) 문서를 제출하며 프로젝트의 기술적 기틀을 마련했다.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맞춤형 설계도를 적기에 전달함으로써 유럽 시장의 까다로운 안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기술 로드맵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설계안 제출과 맞물려 체코 정부와 발주처 핵심 인사 40명이 대거 방한하고 정부가 원전 수출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등 본계약 체결을 향한 전방위적인 동력이 결집되고 있다.

 

22일 체코 매체 세즈남 즈프라비(Seznam Zprávy) 등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17일 체코 전력공사(CEZ)의 자회사인 에네르고아톰 두코바니 II(이하 EDU II) 측에 한국형 원전(APR1000) 2기에 대한 개념 설계 도면과 문서를 공식 제출했다. 이번 제출은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에 근거하여 발주사의 인허가 준비 및 기술 검토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제출된 문서는 프로젝트 일정 중 제1단계 설계에 해당하며, 향후 본계약 체결 및 실제 건설을 위한 핵심 기술 사양을 구체화하는 가장 중요한 기초 자료다. 여기에는 △체코 현지 법규 △지리적 조건 △투자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수만 개의 기술 항목이 수만 페이지 분량으로 상세히 담겼다.

 

이번 설계안의 핵심은 한국형 원전 2기의 안전성 최적화다. 한수원은 한국 내 표준 모델과 달리 체코 측의 요청을 반영해 이중 격납건물(Double Containment) 구조를 채택했다. 이는 비행기 충돌 등 외부 충격으로부터 원자로를 보호하는 이중 방어막으로, 유럽의 엄격한 원자력 안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전략적 설계 변경이다. 이 밖에도 냉각 계통과 내진 설계 등이 두코바니 부지 특성에 맞춰 조정됐다.

 

방대한 규모의 기술 서류 제출에 이어, 이를 검증할 체코 측 고위급 인사들의 방한 행보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토마쉬 에흘레르 체코 산업통상부 원전실장과 페트르 자보드스키 EDU II 사장을 포함한 40여 명의 방한단은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 중이다. 이들은 지난 21일 새울원자력본부를 찾아 운영 중인 원전 현장을 직접 시찰하며 설계도상에 구현된 기술력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방한 사흘째인 22일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한국원자력연차대회(KAP)에 참석해 양국 간 협력 의지를 다진다. 에흘레르 실장은 이날 기조강연을 통해 한-체코 원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보드스키 사장은 체코 신규 원전 건설 현황을 공유하며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어 23일에는 주기기 제작사인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공장을 방문해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기자재의 제작 역량을 직접 확인할 계획이다.

 

한수원의 이번 기술적 진전은 정부가 발표한 원전 수출 체계 개편안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 수출 창구를 한국전력으로 단일화하고 실제 계약 시 한국전력공사(한전)와 한수원이 공동 주계약자로 참여하는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이 총력을 기울여온 체코 사업은 향후 한전의 대외 협상력과 한수원의 시공 역량이 결합된 새로운 팀코리아 모델의 상징적인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발주사인 EDU II와 기술 지원사인 에네르고프로젝트 프라하는 한수원이 제출한 설계안을 향후 수 주간 정밀 검증할 계획이다. 이번 개념 설계가 최종 승인되면 한수원은 내년까지 인허가 신청의 핵심 근거가 될 기본 설계(Basic Design)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장현승 한수원 체코원전사업처장은 "체코 측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한국형 원전(APR1000) 2기 건설 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오는 2029년 착공, 오는 2036년 가동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현지 공급망 구축과 기술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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