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SDI 공장이 있는 괴드시에 헝가리 최초 특별경제구역(Special Economic Zone)이 마련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가 위축되는 가운데 헝가리에서 세 번째로 큰 투자자인 삼성SDI를 지원하겠다는 현지 정부의 의지로 분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헝가리 정부는 괴드시에 첫 특별경제구역을 세운다. 괴드시에 있는 삼성SDI 공장도 이 구역에 포함된다.
특별경제구역으로 지정되면 규제 권한이 지방 정부에서 주정부로 넘어간다. 토지 개발과 도시 계획, 환경 관련 규제 등을 주정부에서 갖는다. 세금도 마찬가지다. 주정부에서 특별경제구역에 대한 세금을 매기고 이를 회수한다.
헝가리 정부가 특별경제구역 지정을 추진한 배경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국가 차원에서 큰 투자가 이뤄진 지역을 중점 관리해 일자리 상실 우려를 덜고 기업들의 투자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괴드시를 첫 특별경제구역으로 지정한 건 삼성SDI의 투자에 대한 헝가리 정부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다. 삼성SDI는 지난 2017년 5월 연간 약 5만대 분량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준공한 후 투자를 지속해왔다. 지난해 56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증설을 단행했다. 1공장 인근에 2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1공장의 약 3배 규모로 1조2000억원이 투자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지난 1월 2019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유럽은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130g에서 95g으로 강화함에 따라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고 이에 따른 배터리 시장도 대폭 성장할 것"이라며 "물량 증가에 따라 헝가리 공장을 중심으로 증설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SDI의 투자 확대는 현지 정부에게 희소식이다. 삼성SDI는 헝가리에서 세 번째로 큰 투자자며 1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해왔다. 헝가리의 전기차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헝가리는 2015년 유럽 최초로 전기차 산업 성장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전기차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헝가리 정부는 삼성SDI의 투자를 지원해왔다. 공장 설립 당시 법인세 환급을 비롯해 세금 인센티브를 지원했다. 1억800만 유로(약 1410억원) 상당의 공공지원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