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美석화단지 무기한 연기...'글로벌 디벨로퍼' 목표 어쩌나

"코로나19 사태 영향"
연내 착공 계획 어려울 듯

[더구루=홍성환 기자] '글로벌 디벨로퍼 도약'이라는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의 목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이 회장이 미주 생산 거점으로 낙점한 오하이오주(州) 석유화학단지 개발이 신종 코로나 여파로 기약이 없어졌다. 최종 투자 계획이 미뤄져 연내 착공 계획이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과 PTTGC는 미국 오하이오 석유화학단지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PPTGC 아메리카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 사태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최종 투자 결정 일정을 확답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오하이오 석유화학단지 개발은 이해욱 회장이 글로벌 디벨로퍼라는 그룹의 비전 아래 올해 역점으로 추진하려던 사업이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올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기 위한 역할에 집중할 계획이었다. 총사업비가 100억 달러(12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 사태라는 암초를 만났다. 대림과 PTTGC는 올해 공사를 시작해 2026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투자 결정이 무기한 보류되면서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대림산업과 PTTGC는 지난 2018년 오하이오주에 연산 150만t 규모의 에틸렌과 폴리에틸렌을 제조하는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투자약정을 맺었다. 올해 초 오하이오 정부가 환경 영향 평가 결과에 따라 개발 허가를 내줌으로써 상반기 내로 최종 투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었다.

 

대림산업은 이 공장을 미주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미국 석유화학 시장은 높은 운송비 부담으로 국내 업계의 진출이 어려웠다. 오하이오주 공장은 운송비 문제를 해결해주고 동시에 원료 구매 비용을 절약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대림산업은 석유화학산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과거 일감 몰아주기 논란 등 이 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상태다. 이에 회장 2년차를 맞은 올해가 진정한 시험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회장으로 승진, 본격적인 이해욱 체재가 시작한 상황에서 2년차인 올해 경영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지속적인 성장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신종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글로벌 디벨로퍼 도약이라는 목표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지배력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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