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때리기'에도 굳센 화웨이…5G 장비 보안인증 획득

스페인 CCN, 화웨이 장비에 CC 인증 부여
보안 이슈 해소…美 제재 리스크 극복?

 

[더구루=오소영 기자] 중국 화웨이가 스페인 인증기관으로부터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에 대한 보안 인증을 획득했다. 미국의 거센 압박 속에 보안 우려를 불식시키고 5G 장비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지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CCN(National Cryptologic Centre)으로부터 CC(Common Criteria) 인증을 받았다.

 

CC는 IT 장비의 보안을 검증하는 테스트다. 총 7개 레벨(1~7단계)로 구성되며 단계가 높을수록 인증 절차가 까다롭게 이뤄진다. 국제 인증이어서 유럽에서 CC 인증을 받으면 미국을 비롯해 30개국에서 효력이 발생한다. 통상 한국과 미국은 레벨2, 유럽은 레벨4를 충족하면 되는데 화웨이는 레벨4로 테스트를 마쳤다. 이 단계에서는 장비의 인터페이스, 내부 설계, 소스코드, 보안 기능 등이 검증된다.

 

이번에 인증을 마친 장비는 화웨이의 5900시리즈 5G gNodeB 소프트웨어다. 화웨이 장비는 앞서 5G 기지국 관련 정보보호관리체계 국제 인증도 통과했다. 국내 이동통신사 3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는 올 초 정보보호관리 분야 인증업체인 DNV-GL사부터 ISO27001을 획득한 바 있다.

 

ISO27001 인증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정보보호 인증으로 CC보다 통과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별 장비뿐 아니라 전체 보안 체계를 검사해서다.

 

화웨이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인증을 연이어 받아내며 보안 우려 해소에 매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보안 위협을 근거로 제재를 강화하는 가운데 고객사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반(反)화웨이 전선을 무너뜨릴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5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거래제한기업)로 선정하고 압박을 시작했다.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를 하려면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유럽을 비롯해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반도체 수출길도 막았다. 미국에서 제조한 반도체뿐 아니라 미국 기술을 활용한 해외 기업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려면 현지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해 수출 규정을 개정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에 해외 업체들도 5G 장비 사용을 고민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화웨이 장비 활용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도·감청 전문 정보기관인 정부통신본부(GCHQ) 산하의 국립사이버안보센터(NCSC)에서 미국 제재와 영국 네트워크 구축에 미칠 영향을 살피기로 했다. 미국 제재로 화웨이가 5G 시장 진출에 발목이 잡히자 인증을 확보하며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화웨이는 세계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선두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화웨이는 작년 3분기 점유율 31.2%로 1위를 차지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65개 통신사업자와 5G망 계약을 체결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