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제재, 美에 손해?…"반도체 혁신 늦춰"

MIT 테크놀로지 리뷰 분석
TSMC 투자 규모 크지 않아·주력 제품 생산 안 해

 

[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발 화웨이 제재가 오히려 현지 반도체 업계의 제조 혁신을 지연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만 TSMC의 미국 공장 투자 효과 또한 크지 않아 화웨이 압박으로 미국이 얻는 실익은 예상보다 적다는 지적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MIT테크놀로지 리뷰는 최근 "미국은 하이실리콘 칩 공급망에서 화웨이를 차단하려고 하고 있지만 이 계획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잠재적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손실이 미국의 반도체 제조 혁신을 늦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반도체 업체들의 중국 매출 비중은 크다. 대표적으로 퀄컴은 매출의 3분의 2를 중국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중국이 큰 고객사인 만큼 화웨이를 비롯한 현지 업체들과 거래를 끊음으로써 입는 손해는 미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MIT테크놀로지 리뷰는 TSMC의 투자로 인한 경제적 파급력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TSMC는 지난 15일 120억 달러(약 14조7500억원)를 쏟아 미국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발표 직후 일각에서는 TSMC가 미국의 압박에 굴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화웨이 비중이 큰 TSMC가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로 트럼프 행정부의 편에 섰다는 해석이다.

 

MIT테크놀로지 리뷰는 "애리조나 생산시설에서 만드는 5나노 기반 반도체는 공장이 문을 여는 시점에는 더는 최신 칩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TSMC는 연내에 대만 공장에서 5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미 시험 생산 단계에 돌입했다. 미국 공장의 양산 예상 시점인 2024년에는 2나노 반도체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TSMC의 로드맵을 고려하면 주력 제품을 미국에서 제조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생산능력에 대해서도 MIT테크놀로지 리뷰는 "미국 공장의 생산능력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2만장"이라며 "지난해 12인치 팹 합계 생산능력(연간 1200만장)을 고려하면 미국 공장 비중은 작다"고 강조했다.

 

MIT테크놀로지 리뷰는 "결과적으로 TSMC의 애리조나 공장 건설이 트럼프 행정부가 첨단 제조 기술을 리쇼어링(reshoring·제조업의 본국 회귀)에 성공했다는 신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정부는 작년 5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며 현지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했다.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이달 15일(현지시간) 미국 기술을 활용한 제품은 화웨이에 팔지 못하게 하는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120일간 유예를 거쳐 오는 9월부터 제재가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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