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테슬라가 이달 '배터리 데이(Battery Day)'를 앞둔 가운데 비밀리에 진행하던 자체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 '로드러너(Roadrunner)'의 정보가 속속 공개되고 있다. 기존 2170 배터리 셀과 같은 원통형 제품으로 무게를 줄이고 제조 비용을 절감한 것이 특징이다. 테슬라는 이 배터리를 모델Y에 시범적으로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달 배터리 데이에서 로드러너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공개할 예정이다.
로드러너는 배터리 셀 양산 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한 테슬라의 비밀 프로젝트명이다.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인근에 연구소를 짓고 배터리 시범 생산라인을 구축해왔다.
테슬라가 개발한 원통형 셀은 기존 2170보다 크기는 크지만 무게는 줄 것으로 추정된다. 셀에서 곧바로 팩을 구성해 공정을 단순화하고 제조비용을 줄였다. 자체 히트 펌프 기술을 적용해 효율적인 열 관리 시스템도 갖출 전망이다.
업계는 차세대 배터리 셀이 테슬라와 하이바 시스템스, 맥스웰, 세 회사간 협력의 결집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테슬라는 작년 5월 미국 배터리 업체 맥스웰을 2억3500만 달러(2810억6000만원)에 인수했다. 이듬해 초고속 배터리 제조 회사 하이바 시스템스를 사며 생산 기술 개발에 협력해왔다.
테슬라가 개발한 제품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모델Y는 프리몬트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중국 상해 공장에서도 제조할 수 있도록 시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테슬라는 자체 생산으로 배터리 수요를 충당하고 전기차 확대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제조 기술 확보는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중요 과제로 꼽힌다. 배터리를 양산하는 업체는 한정적인데 완성차 업체들의 주문량은 쏟아져 공급난 심화가 예상돼서다. 신차는 개발했지만 배터리가 없어 당초 목표치만큼 생산하지 못하는 셈이다.
테슬라는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고자 일본 파나소닉의 독점 공급 구조를 깨고 LG화학, 중국 CATL과 손을 잡았다. LG화학은 테슬라가 상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3에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CATL은 오는 하반기부터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납품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