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북해 가스전 매각 원점되나…프리미어오일, 재협상 가능성

유가 하락에 BP유전 인수가격 하락
석유公 톨마운트 매각도 영향 전망


[더구루=오소영 기자] 영국 석유회사 프리미어오일이 북해 유전을 당초 협상 가격보다 절반가량 저렴하게 매입하면서 한국석유공사와의 재협상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의 재협상에 성공한 프리미어오일이 석유공사와의 북해 가스전 인수협상도 원점으로 돌릴 수 있어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어오일은 BP과 북해 유전 인수와 관련 계약 조건을 재협상했다. 프리미어오일은 2억1000만 달러(약 2500억원)를 우선 지급하고 국제 유가가 배럴당 55달러 이상이 오르면 1억1500만 달러(약 1380억원)를 지불하기로 했다. 유가가 55달러를 넘지 못하면 총 인수액에서 1억1500만 달러가 깎이는 셈이다.

 

프리미어오일은 지난 1월 6억2500만 달러(약 7500억원)에 북해 유전인 앤드류(Andrew)와 쉬어워터(Shearwater)를 사기로 합의했었다. 인수 작업을 올해 1분기 안에 확정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홍콩의 헤지펀드 ARCM(Asia Research and Capital Management)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ARCM은 프리미어오일의 지분 16.7%를 갖고 있다.

 

ARCM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유가가 폭락한 상황에서 유전 매입은 프리미어오일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브렌트유는 지난 4월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졌으며, 이달 초 40달러대를 회복했다. 올 초 60달러 선에 거래된 사실을 고려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프리미어오일은 ARCM의 의견을 수용하고 BP와 재협상을 시작했다. 오랜 줄다리기 끝에 당초 합의한 금액 보다 낮춰 매입을 확정했다. 당장 자산을 팔아야하는 BP도 불리한 조건에 합의한 것이다.

 

문제는 석유공사다. 프리미어오일이 BP와의 계약을 마무리 지으며 업계에서는 다음 재협상 타깃이 석유공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BP와 마찬가지로 유가 하락을 근거로 톨마운트 가스전의 매입액을 하향 조정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프리미어 오일이 재협상 카드를 꺼내면 석유공사는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부채 비율을 낮추려면 톨마운트 가스전을 팔아야 하지만 매입액이 지나치게 낮으며 재무 개선 효과가 작아서다.

 

톨마운트 가스전은 영국 중부 해안 동쪽 약 50㎞ 북해 해상에 있는 가스전이다. 석유공사의 자회사인 영국 다나 페트롤리엄(이하 다나)과 프리미어오일이 절반씩 지분을 가졌으나, 석유공사가 지난 1월 보유 지분 절반(25%)을 프리미어오일에 팔기로 했다. 애초 매각액은 3억 달러(약 3500억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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