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에 대형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적자 전환된데 이어 전략모델인 '록소'의 미국 판매가 금지됐다. 이 같은 악재는 쌍용자동차로 고스란히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마힌드라와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피아트 크라이슬러(FCA)가 지난 2018년 제기한 '록소 디자인 침해'에 대해 FCA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ITC는 마힌드라의 록소에 대해 미국 판매 금지 명령을 내렸다.
ITC는 "마힌드라 록소의 디자인은 FCA 지프 랭글러의 카피켓(Copycat·모조품)으로 미국 판매를 금지한다"고 판결문을 통해 밝혔다.
FCA는 그동안 "록소가 지프와 거의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모조품"이라고 주장하며 "록소가 지프 랭글러와 같이 수직으로 평평하게 내려오는 측면과 후면의 후드가 거의 같은 높이에 있는 박스형 차체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ITC도 지난 11월 "록소가 지프 랭글러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부분 6가지와 거의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어 지프 랭글러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 바도 있다.
마힌드라는 세계 최대 오프로드 차량 시장인 미국을 겨냥, 2020년형 록소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변경하고 록소 미국 판매에 큰 기대를 품었다.
마힌드라는 "FCA가 주장하는 모델은 단종된 모델이며, 2020년형 록소는 디자인 완전히 변경됐다"고 방어했지만 결국 판매 금지 사태를 막지 못했다.
ITC는 2020년형 록소에 대해서도 판매 금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ITC가 2020년형 록소마저 판매금지로 판결할 경우 마힌드라는 사실상 미국에서 퇴출되는 셈이다.
이같은 관측이 현실화 될 경우 그 파장은 쌍용차로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마힌드라는 록소의 미국 판매를 통해 그동안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 백지화된 만큼 쌍용차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
이미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인도 현지 마힌드라 콘퍼런스 콜에서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를 필요로 한다. 투자자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이는 지분 매각까지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해 지분 약 75%를 가진 마힌드라가 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적자전황에 이어 '미국 시장 퇴출' 등 당장 대주주인 마힌드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으로 쌍용차를 살필 여력이 없다"며 "앞으로 마힌드라는 쌍용차와의 결별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