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T 유리 재활용 방치" 삼성·LG 美서 피소

창고 임대 회사, 델·하이얼 등 글로벌 전자 회사·재활용 업체 제소
재활용 안 된 CRT 유리 창고에 방치해 재산 피해

 

[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미국 델 테크놀로지스 등 글로벌 전자 회사와 재활용 업체가 컴퓨터 모니터와 TV에 쓰이는 음극선관(CRT) 유리의 재활용에 소홀한 혐의로 미국에서 대거 소송에 휘말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창고 임대회사 가리슨 사우스필드 파크(Garrison Southfield Park)와 올림벡 USA(Olymbec USA)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오하이오 남부 지방법원에 글로벌 전자 업체와 재활용 회사를 제소했다.

 

삼성전자·LG전자·중국 하이얼 미국법인, 델 테크놀로지스, 대만 에이수스 등과 이들과 계약을 맺은 클로즈드 루프 리피닝&리커버리(Closed Loop Refining and Recovery), 빈티지 테크 리사이클러(Vintage Tech Recyclers) 등 현지 재활용 회사가 소송을 당했다.

 

가리슨 사우스필드 파크와 올림벡 USA는 CRT 유리의 재활용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양사의 주장에 따르면 전자제품 제조사들은 용광로를 비롯해 재활용 시설을 보유하지 않거나 운영 능력이 없는 사실상 무늬만 재활용 회사인 곳들과 계약을 맺었다. 재활용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하지 않고 CRT 유리를 떠넘겼다는 게 원고의 지적이다.

 

원고는 결과적으로 재활용을 못한 CRT 유리가 오랜 기간 창고에 적재되면서 재산 피해를 봤다며 손해 배상을 요구했다. 해당 창고에 보관된 CRT 유리는 1억5800만 파운드에 이른다. 가리슨 사우스필드 파크와 올림벡 USA는 창고 청소에 각각 1600만 달러(약 190억원), 500만 달러(약 59억원) 이상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자 업체들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재활용 회사들과 계약을 맺어 시장을 해쳤다는 주장도 나왔다. 원고는 연간 폐CRT 유리 수량을 높게 잡고 파운드 당 재활용 가격을 낮췄다고 비판했다.

 

원고는 "제조사들이 청구한 가격으로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했다"고 비난했다.

 

창고 임대 업체가 소송을 추진하며 재활용 의무를 둘러싼 법적 갈등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양사는 작년 3월에도 40곳이 넘는 재활용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바 있다. 피소 업체인 클로즈드 루프 리피닝&리커버리가 지난 4월 90만3000달러(약 11억원)의 합의금을 내기로 약속하면서 소송이 일단락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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