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환 기자]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 중인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플랫폼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경쟁력을 확보할 기반을 다지게 됐다. 현대차와의 협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누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헤네시 캐피탈 에퀴지션(Hennessy Capital Acquisition Corp IV)과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4분기 거래가 종료되면 나스닥에서 카누라는 이름으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시장 가치는 24억 달러(약 2조8400억원)으로 예상된다.
카누 설립자인 울리히 크란츠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상장을 통해 개발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니엘 헤네시 헤네시 CEO는 "12개 이상의 전기차 업체를 살펴본 결과 카누가 가장 빠른 속도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누는 이번 합병을 통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비롯해 기관투자자로부터 6억7000만 달러(약 7900억원)를 투자받을 예정이다. 헤네시 캐피탈 에퀴지션은 지난 2019년 기업공개(IPO)에서 3억 달러(약 3600억원)를 확보했다.
미국 LA에 본사를 둔 카누는 모터, 배터리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표준화한 모듈 형태로 장착하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분야에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 중이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의 크기와 무게, 부품 수를 줄여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비용 절감을 가능토록 하는 전기차 플랫폼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카누는 지난 2월 현대·기아차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카누는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크기의 승용형 전기차와 목적기반 모빌리티(PBV)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본보 2020년 2월 12일자 참고 : [단독] 현대차, 美 EV 스타트업 '카누'와 전기차 플랫폼 공동개발>'
카누는 지난해 9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첫 전기차를 공개했고, 현재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오는 2021년 첫 전기차를 출시, 2022년 상반기부터 실제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7인승 전기차를 시작으로 소형 상업용 배달 차량, 스포츠 세단을 차례로 선보인다. 2022년 1만대를 생산하고 2024년 5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