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샤오미의 82인치 4K·8K TV에 패널을 납품한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 속에 샤오미에 패널 공급을 확대하고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샤오미의 82인치 TV 2종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한다. 두 제품은 중국강제인증(3C·CCC)을 통과했다. 이 인증은 제품 품질과 적합성을 검증하는 절차다.
3C 인증 사이트 공개된 모델명은 L82M6-4K와 L82M6-8K로 각각 4K, 8K TV로 추정된다. 두 제품 모두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생산된다.
LG디스플레이는 샤오미에 연이어 패널 공급을 성사시키며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한다. 샤오미는 지난 7월 LG디스플레이와 첫 65인치 OLED TV를 출시했다. 샤오미가 세계 최초로 양산하는 55인치 투명 OLED TV '샤오미 미 TV 럭스'에도 LG디스플레이 패널이 탑재된다.
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 패널을 써 제품으로 판매하는 사례는 샤오미가 처음이다. 샤오미는 지난달 11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으며 가격은 4만9999위안(약 850만원)이다.
업계는 샤오미와 손을 잡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업체들이 가파르게 추격하는 대형 OLED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줄곧 1위였던 LG디스플레이는 2017년 중국 BOE에게 선두 자리를 빼앗겼다. 중국의 물량 공세에 밀려 수익성이 악화됐다.
LG디스플레이는 OLED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 탈출구를 마련했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8월 중국 광저우 공장을 준공했다. 약 5조원을 쏟아 55·65·77인치 등 대형 OLED 패널의 생산 거점으로 키운다.
연내로 국내에서 TV용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하고 파주 P10 공장 내 10.5세대 OLED 생산라인에 투자를 지속한다. LG디스플레이는 2015년 11월 1조8400억원, 2017년 7월 2조8000억원에 이어 작년 7월 3조원의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패널 생산량을 2023년 상반기에 월 4만5000장으로 확대한다.
LG디스플레이의 활발한 투자 행보 속에 중국의 공습도 만만치 않다. TCL은 내년에 광저우 8.5세대 OLED 생산라인을 착공할 계획이다. 착공 18개월 이후 가동에 돌입해 OLED 시장에 진입한다는 구상이다. BOE는 중국 푸저우 B15에서 OLED 패널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스카이웍스를 비롯한 중국 TV 제조사에 대형 OLED 패널 수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OLED 시장에 가세하는 가운데 샤오미와의 협력은 LG디스플레이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OLED 분야에서 LG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이 우위에 있음을 증명할 수 있어서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OLED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올해 OLED TV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50% 증가한 45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에는 1150만대로 올해 보다 2.5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