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1조' 풍력터빈설치선 사업 수주 임박…美 스콜피오 자금 확보

스콜피오, 보유 선대 중 캄사르막스 벌크선 2척 매각해 자금 마련
선박 판매로 도킹 정비 예산도 비용 절감
확보된 유동성으로 풍력터빈 설치선 투자 

 

[더구루=길소연 기자] 대우조선해양에 풍력터빈 설치선(WTIV) 발주를 추진 중인 미국 스콜피오 벌커스(Scorpio Bulkers)가 보유 선박 매각으로 풍력선 투자 실탄을 확보에 나섰다. 스콜피오는 확보된 자금으로 대우조선과 건조 협의중인 풍력발전기 설치선 발주를 서두를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스콜피오 벌커스는 최근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을 위해 선단 내 벌크선 판매를 시작, 일주일 만에 2척의 선박을 연속 판매해 전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스콜피오 벌커스는 탈황장비 없는 캄사르막스 벌크화물선 'SBI 록'을 1800만 달러(약 207억원)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이 선박은 올해 안으로 새 소유주에게 전달된다.

 

스콜피오 벌커스는 이번 거래로 500만 달러의 규모의 자금 여력을 확보했다. 또한 내년 1분기 도킹 정비 예산에서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절약할 수 있다. 

 

스콜피오 벌커스는 미국 해운대기업 스콜피오 산하 벌크선 회사다. 'SBI 록'과 'SBI 수스타'를 판매한 후 현재 임대된 벌크선 47척과 5척의 캄사르막스 벌크선 등 52척의 벌크선을 운용하고 있다.

 

스콜피오 벌커스는 선박 매각으로 생긴 자금으로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풍력터빈 설치선 발주 비용으로 충당하기로 한 것. 

 

앞서 스콜피오 벌커스는 지난 7월 21일(현지시간)  대우조선과 WTIV 1척, 옵션 3척 관련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사업 규모는 2억6500만~2억9000만 달러(약 3168~3467억원) 수준으로 최종 계약은 올 4분기 초 진행된다. 확정분 인도는 2023년이다. <본보 2020년 8월 4일 참고 대우조선, '3400억' 풍력터빈 설치선 수주 가시화…건조의향서 체결>
 

해당 계약에는 옵션분이 포함돼 스콜피오 벌커스가 추가 발주할 경우 대우조선은 1조원의 사업 수주에 성공하게 된다. 이미 데이비드 모란트 스콜피오 벌커스 전무이사는 최근 클락슨 플라토증권(Clarksons Platou Securities) 웹캐스트 방송 출연, "대우조선과 계약 추진중인 1척의 WTIV 외 해당 계약에 포함된 옵션 3척 투자도 검토 중"이라고 말해 추가 발주가 기정 사실화됐다. <본보 2020년 8월 27일 참고 대우조선, '1조 규모' 풍력터빈 설치선 건조사업 또 거머쥐나>

 

스콜피오 벌커스가 대우조선에 WTIV 건조를 의뢰한 건 성장이 기대되는 해상풍력 시장 진입을 위해서다. 발전 가능성이 엿보이자 신조선을 주문해 시장 진출에 나서려는 의도이다. 대우조선의 확정분 발주 이어 옵션분까지 추가 발주해 풍력선 선대 확충에 나서는 이유다.

 

스콜피오 벌커스는 향후 10년 내 이 시장의 연평균 복합성장률이 15%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터빈날개, 타워, 관련 장비 등을 운송하려면 더 크고 발전된 선박이 필요한 반면 차세대 풍력터빈의 핵심을 설치하고 유지할 수 있는 선박은 갈수록 부족할 것으로 판단해 그룹 다변환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콜피오 벌커스는 지난 2016년부터 건조 벌크시장 철수를 염두하고 선박 매각을 추진해왔다. 그러면서 벌크선 건조 주문도 더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스콜피오 벌커스는 풍력 발전 시장 진입을 위해 벌크선 매각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며 "대우조선이 과거 독일 알베에그룹 자회사 알베에이(RWEI)에서 WTIV을 건조한 경험이 있어 해상 풍력 발전기 설치선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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