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아일랜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라이선스 업체와 벌인 특허 소송에서 패소했다. 특허 침해 TV 회수와 마케팅 중단 명령이 떨어지며 독일 OLED 시장에서 양사의 입지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은 지난 6일(현지시간) LG전자, LG디스플레이와 솔라스(Solas) OLED간 특허 침해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솔라스 OLED가 양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지 약 1년 7개월 만이다.
재판부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솔라스의 능동행렬 구로 회로 관련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해 OELD TV를 제조했다고 판단했다. 능동행렬은 픽셀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직접 구동해 화면을 표시하는 방식을 말한다.
재판부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특허 침해 제품을 회수하고 해당 TV의 마케팅을 멈추라고 명령했다. 2009년 4월부터 침해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솔라스가 입은 손해를 양사가 배상하도록 주문했다.
솔라스 측은 "특허 라이선스를 체결하도록 장려하는 법원의 결정에 기쁘게 생각한다"며 "특허는 법적·경제적 질서의 일부이며 특허를 통해 혁신 업체들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 결과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독일 시장 공략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더욱이 같은 소송이 미국 텍사스 서부지방법원에서도 진행되고 있어 미국에서도 같은 판결이 나올 경우 양사의 타격은 크다.
독일을 비롯한 서유럽 시장은 주요 OLED TV 수요처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작년 2분기 서유럽의 OLED TV 판매 비중은 38.2%로 1위를 기록했다. 북미(18.8%)와 아시아태평앙(14.0%), 중국(6.8%)보다 크다. 핵심 시장에서 일부 제품 판매와 마케팅에 제약이 생기며 LG전자의 독일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전환 또한 소송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중국에 빼앗긴 후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에 집중해왔다. 올 7월부터 중국 광저우 공장 양산을 시작하고 파주 P10 공장 내 10.5세대 OLED 생산설비에 3조원의 추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IHS마킷은 TV용 OLED 패널 출하량이 2019년 367만2000대에서 2024년 1416만3000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즉각 항소해 특허 비침해를 적극 입증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