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KCC의 자회사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이하 모멘티브)가 이탈리아에서 1300만 달러(약 144억원)를 쏟아 폴리우레탄 첨가제 생산량을 확대한다. 실란트 사업 매각에 이어 설비 투자로 수익 개선에 박차를 가하며 정몽진 KCC 회장의 실리콘 사업 육성에 드라이브가 걸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모멘티브는 이탈리아 테르몰리 공장 확장에 1300만 달러를 투자한다. 추가 생산라인을 깔아 폴리우레탄 첨가제를 생산한다. 폴리우레탄은 포리올과 이소시아네이트를 반응시켜 만드는 발포 생성물이다. 성형 형태에 따라 폼과 비폼으로 나뉘며 폴리우레탄폼은 단열성과 전기 절연성, 강도가 뛰어나 쿠션재, 단열재 등으로 쓰인다.
테르몰리 공장에서 생산되는 첨가제는 주로 단열재에 활용되는 경질 폴리우레탄폼 제조에 쓰인다. 모멘티브는 2022년까지 투자를 마쳐 유럽과 러시아, 터키 시장에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폴리우레탄 첨가제 시장에 적극 진출해 수익을 확대하고 동시에 이탈리아를 주요 생산거점으로 키운다. 이 회사는 앞서 벨기에 안트페르펜 소재 실리콘 공장 가동을 멈추고 생산라인을 이탈리아로 이전한 바 있다
모멘티브 측은 "모멘티브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고자 생산능력을 늘릴 방법을 모색해왔다"며 "신규 투자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고 신뢰할만한 첨가제 공급처를 찾는 유럽 고객을 잡겠다"라고 밝혔다.
모멘티브가 신규 투자로 실적 회복에 나서면서 KCC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KCC와 본격적인 시너지를 내며 실리콘을 중심으로 한 정 회장의 사업 재편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회장은 실리콘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투자를 강화해왔다. 지난해 세계 2위 실리콘 회사 모멘티브를 인수하며 사업 강화에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자동차와 건설 산업의 부진으로 실리콘 업황이 악화돼서다. 모멘티브는 올 상반이 9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모멘티브는 실란트 사업을 털고 수익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독일 헨켈사에 매각하고 고급재 실리콘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본보 2020년 11월 5일 참고 KCC 美 자회사 모멘티브, 실란트 사업 매각 완료> 일각에서는 실리콘 사업 부문을 분사해 설립한 KCC실리콘과 모멘티브를 합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리콘 사업을 하나로 합쳐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KCC는 미래에셋대우를 자문사로 선임해 KCC실리콘을 주고받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