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체제를 손 보며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고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응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공급 약관 및 보완공급 약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한전은 전기 생산에 쓰는 연료비 변동에 맞춰 요금을 조정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추진한다. 연료비는 관세청이 고시하는 액화천연가스·석탄·유류의 무역 통관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전기요금에 포함된 환경비용도 기후·환경요금으로 떼어내 고지서에 별도로 표기한다.
주택용 요금체제도 개선한다. 한전은 전력 사용량이 월 200kWh 이하인 가구에 전기료를 최고 4000원 할인해 주는 필수보장공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내년 7월 월 할인액을 2000원으로 축소하고 2022년 7월 일반가구 할인을 없앤다.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요금에 차등을 두는 계시별 요금제도 도입한다.
또 녹색 프리미엄을 도입하고 ESS 충전요금제를 변경한다. 녹색 프리미엄은 한전으로부터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만 따로 사는 제도다. 이달부터 입찰을 진행하고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캠페인 RE100 이행에 박차를 가한다. ESS 충전요금제는 계절별 피크 시간대 할인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개편안은 올해부터 적용된다.
한전은 이번 개편을 통해 수익성을 보장하고 정부의 '2050년 탄소 중립 선언'에 발을 맞출 방침이다.
한국의 주택용 전기요금 수준은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 터키, 아이슬란드에 이어 네 번째로 낮다. 연료비 상승이 제때 반영되지 않아 한전은 손해를 입었다. 에너지 낭비를 불러와 기후변화 대응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전은 재정 부담을 해소하고자 2019년부터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진행해왔다. 그해 확정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개편 방향이 담겼다. 한전은 작년 6월 말까지 정부 인가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전기요금 상승 우려가 일며 일정이 늦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