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아이슬란드의 게임 개발사 CCP 게임즈의 SF MMORPG '이브 온라인' 역사상 가장 큰 전투가 서버 문제로 결과가 정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브온라인은 아이슬란드의 CCP 게임즈가 2003년부터 개발, 유통하고 있는 SF MMORPG로 거대한 우주를 배경으로 유저들은 우주 전함을 건조하고 세력을 구성해 거대한 전쟁을 벌이기도 하는 게임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진행된 이브온라인 역사상 최대의 전투가 서부지역의 지배자인 '임페리엄' 세력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번 전투는 임페리엄과 이에 대항하는 PAPI 연합군이 맞붙은 '제2차 월드 워 비' 가운데 일어났다.
특히 지난 2일부터 'M2-XFE'에서 벌어진 전투는 18년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인 1만2000명이 참여해 역대급 규모의 전투로 남을 수 있었다. 문제는 서버가 관전 유저 포함 1만 4000여명의 인원을 버텨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투가 시작되자 몰려든 유저들로 인해 CCP의 시스템은 PAPI의 전함 절반을 전투현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대기인원으로 빼고 절반만 전투장에 남겼다. 이런 상황에 자리를 선점하고 있던 임페리엄측은 전력 감소를 최소화하고 빠르게 전투를 승리할 수 있게됐다.
문제는 여기서 또 발생했다. 전투에서 배제된 PAPI의 전함들이 안보이는 상태로 지속적으로 전투현장에 남아있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현재 대기중인 PAPI의 부대는 이브온라인 최대 함선인 '타이탄'만 330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현상으로 열리게 된 것이 '지옥캠프'다. 전투에서 승리한 임페리엄 측은 현장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는 순간 대기하고 있던 PAPI 유저들이 로그인되며 자신들을 공격할 수 있고 PAPI도 임페리엄 세력의 유저가 일부 로그아웃해서 공간이 생겨 전장에 참여하게 됐을때 바로 공격받아 각개격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임페리엄도 쉽게 이들을 보내주지 않을 계획이다.
그렇게 시작된 양 세력의 지옥캠프는 2주 이상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개발사인 CCP게임즈도 난감한 상황이다. 이후 같은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해도 근시일 내에는 대처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이브온라인은 개발된지 18년 가까이 된 게임으로 개발에 사용된 아키텍쳐가 멀티코어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CCP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키텍처를 변경해야하는 상황이며 앞으로 수년간 클라우드로 게임 정보를 이전하며 아키텍처 변경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쟁은 CCP가 신뢰할 수 있는 경기장과 조건을 보장하느냐에 달려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전쟁은 계속해서 정체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