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CJ CGV 인도네시아가 신한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수혈, 유동성 문제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CJ CGV 인도네시아법인 '그라하 레이어 프라마(GRAHA LAYAR PRIMA TBK)'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신한은행에서 410억 루피아(약 32억3400만원)의 신용 대출을 받았다. 신한은행 현지법인인 신한인도네시아은행과 대출 협약을 체결했다.
그라하 레이어 프라마는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 정보공시를 통해 "신한은행이 CJ CGV를 대신해 발행한 보증신용장(SBLC)에 의해 신용대출이 보장된다"며 "신용 대출 목적은 회사의 영업자금 조달"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대출이 그라하 레이어 프라마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CGV 인도네시아법인은 자금 확보로 올해 영업 활동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기업인 CJ CGV의 채무 보증으로 한국수출입은행 대출이 1년 연장된데다 이번 신용 대출까지 받아 운영 자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CGV는 지난해 12월 그라하 레이어 프리마가 수출입은행에 빌린 170억원의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CGV 보증으로 대출금 보증 만료 기한(2021년 12월)이 연기됐다. 현재 채무보증 총 잔액은 4939억원에 달한다. <본보 2020년 12월 18일 참고 CJ CGV 인도네시아, 자금 숨통 트여 …수은, 대출 1년 연장>
그라하 레이어 프리마는 인도네시아·중국·베트남 통합법인 GCI 홀딩스 안에 소속됐다. 앞서 CJ CGV는 지배구조 변경을 통해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사업을 통합한 후 통합법인 CGI 홀딩스를 설립했다. CGV가 CGI 홀딩스 채무를 보증하는 배경이다.
CGV가 채무보증까지 하며 그라하 레이어 프리마를 돕는 이유는 현지법인의 재무상태가 심각해서다. CGV는 지난 3분기 기준 연결 영업손실 968억원, 누적 영업손실 2989억원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법인은 199억원의 적자를 냈다. 해외법인 중 중국 다음으로 손실이 크다.
CGV는 지난 2006년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등에 해외법인을 세우고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갈수록 부진한 실적에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까지 불거져 실적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에 2014년 진출한 CGV는 2018년 기준 시장 점유율을 18%까지 끌어올렸다. 단순 극장 사업자를 넘어 한류 문화 확산을 위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