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러시아 국영 조선사 통합조선공사(USC)가 북극해를 통해 석탄 수송을 위한 신조선 30여 척 발주를 예고하면서 국내 조선소의 수주 기대감이 높아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로만 트로첸코 USC 사장은 보유 회사 세베르나야 즈베즈다가 오는 2032년까지 북극해로(NSR)를 따라 석탄을 수송하기 위해 28척의 쇄빙선이 필요하다며 신조선 발주 임박을 알렸다. 발주 규모는 14억 달러(약 1조5500억원)이다.
선박은 북극항로를 따라 석탄을 공급하기 위해 투입된다. 세베르나야 즈베즈다의 신조선 발주는 푸틴 대통령의 법령에 따라 결정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법령을 통해 러시아 기업들에게 오는 2024년까지 북해 노선의 화물 운송량을 연간 8000만t으로 증가시키라고 명령했다. 이에 기업들은 지난해 말까지 3300만t의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그리고 노릴스크 니켈사의 금속 등을 공급했다.
즈베즈다는 러시아 딕손 마을에서 남동쪽으로 120km 떨어진 타이미르 반도의 크라스노야르스크 지역에 위치한 시라다사이스코 석탄 매장지를 소유하고 있다. 매장량은 57t으로 추정된다. 즈베즈다는 올해 30만t부터 석탄 채굴을 시작해 2030년까지 1000만t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프로젝트 자금 조달 규모는 450억 루블(약 6763억원)이다.
로만 트로첸코 사장은 최근 러시아 현지언론 RBC 통신을 통해 "세베르나야 즈베즈다는 10.5~11만t의 중량의 쇄빙선 용선 계약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직접 발주하는 대신 용선계약 파트너를 찾고 있으며 그 대상이 러시아 소브콤플로트(Sovcomflot)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소브콤플로트가 28척의 신조선을 발주할 경우 건조 조선소로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언급된다. 양사 모두 즈베즈다 조선소와 합작 조선소 설립 등 협력 이력이 있어 수주에 긍정적이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0년 로만 트로첸코 USC 사장과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지역에 합작 조선소를 설립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8년 러시아 셔틀탱커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즈베즈다와 합작회사를 만들었다. 지난해 9월에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와 쇄빙 LNG 운반선에 대한 설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측은 "러시아 대량 발주 소식은 들은게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