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백승재 기자] 분당선 판교역 옆에는 삼평동 판교푸르지오월드마크와 백현동 푸르지오그랑블이 나란히 있다.
같은 입지지만 단지 사이 공원을 경계로 맞닿아 있는 두 단지의 평균시세는 1억원 가량 차이난다. 두 푸르지오 단지의 차이를 만든 건 다름 아닌 단지 규모다.
◇푸르지오그랑블-푸르지오월드마크=1억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의하면 백현동 푸르지오월드마크 전용면적 127.6㎡ 7층 가구는 지난해 7월 1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비슷한 면적인 푸르지오그랑블 117.51㎡ 13층 가구는 다음달인 8월 18억8000만원에 팔렸다. 시세가 1억원 넘게 차이 난 셈이다.
지난해 6월 기준 두 단지의 매매 실거래 평균은 1억원 가량 차이난다.
두 단지의 입주시기는 푸르지오그랑블 2011년 7월, 푸르지오월드마크 2013년 6월로 거의 비슷하다. 오히려 푸르지오월드마크가 더 ‘새 아파트’에 가깝다.
입지도 비슷하다. 걸어서 5분 거리에 판교역이 위치해 있고 두 단지 모두 보평초등학교, 보평중학교, 보평고등학교와 인접하다. 푸르지오그랑블이 현대백화점과 더 가깝긴 하지만 불과 기백미터 차이로 1억원의 시세 차이를 만들만큼은 아니다.
◇시세를 가른 ‘단지 규모’
푸르지오월드마크는 총 142가구의 소형 주상복합 단지다. 반면 푸르지오그랑블은 총 948가구로 1000가구에 육박한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단지 규모’의 차이가 시세를 갈랐다고 말한다.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강모씨는 "푸르지오월드마크가 주상복합인데다 단지 규모도 작아서 같은 입지에서도 큰 시세차이를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114가 서울·수도권 지역 단지 규모별 아파트값을 분석한 결과 규모가 클수록 아파트 가격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1000가구 이상 아파트는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1937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500~999세대(1497만원) △300~499세대(1425만원) △150~299세대(1407만원) 순이었다. 1000세대 이상 대단지와 소규모 단지의 아파트값이 30% 가까이 차이를 보인 것이다.
◇중·소단지 비해 가격 상승 여건 좋아… ‘묻지마 투자’는 금물
대단지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나 편의시설이 잘 갖춰지는 편이다.
또 대단지 수요를 따라 인근에 대형마트나 학원이 들어서 주변 환경이 좋아지면서 지역 전체가 가격 상승효과를 누리는 경우도 있다.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아파트 단지는 클수록 좋다’는 말이 공식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라고 말한다. 특히 요즘처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더욱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입지가 좋지 않다면 단지 규모가 크더라도 거래가 쉽지 않고 교통 여건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 현금성도 떨어진다”면서 “주변 환경과 호재를 꼼꼼하게 확인한 후 내 집 마련이나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