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가 현대차그룹과의 결별로 인해 집단 소송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본사룰 둔 로펌 로센 등 현지 법무법인들이 카누 투자자를 대상으로 집단 소송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는 최근 카누가 현대차그룹과의 파트너십을 종료한 데 따른 것이다. 카누는 전기차 기술을 현대차 등 다른 완성차 업체에 판매하는 대신 직접 전기차를 생산·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토니 아킬라 카누 회장은 지난 3월 말 열린 투자자 회의에서 "우리가 공개한 3개의 모델에 대한 수요가 높아 해당 작업을 완료한 이후 파트너십을 다시 검토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은 미래의 위험을 줄이고 건전한 사업 모델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카누의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카누의 주가는 주당 7.92달러(약 8900원)로 파트너십 종료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한 달새 15%나 떨어졌다. 연초 주가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카누는 지난해 12월 스팩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했다.
앞서 카누와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공동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애초 두 회사는 카누의 플랫폼을 활용해 중소형 전기차와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를 개발할 계획이었다.
로펌 로센은 참고 자료를 통해 "카누는 현대차그룹과의 파트너십 종료를 비롯해 구독 모델 계획 축소 등 투자자에게 중요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LA에 본사를 둔 카누는 모터, 배터리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표준화한 모듈 형태로 장착하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분야에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 중이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의 크기와 무게, 부품 수를 줄여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비용 절감을 가능토록 하는 전기차 플랫폼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