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퀄컴이 스냅드래곤870 5G를 대만 TSMC에 위탁 생산한 것이 삼성전자가 제조한 스냅드래곤888의 발열 문제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스냅드래곤870이 약 한 달 늦게 공개됐는데 스냅드래곤888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서둘러 출시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매체 '유나이티드 데일리 뉴스'는 퀄컴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스냅드래곤888의 발열이 삼성전자의 5나노미터(nm) 제조 공정에서 불거진 문제라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한달 뒤인 올해 1월 공개된 스냅드래곤870을 TSMC의 7나노 공정으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퀄컴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스냅드래곤888과 스냅드래곤870을 발표했다. 프리미엄 칩셋인 스냅드래곤888은 삼성전자가 2017년 이후 3년 만에 단독 수주에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그간 퀄컴은 TSMC와 전략적 협업 관계를 구축하고 대부분의 칩셋을 TSMC를 통해 양산해 왔다.
다만 스냅드래곤870은 또 다시 TSMC에 주문했다. 최근 5G 스마트폰 수요 증가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해 스냅드래곤888의 일부 물량을 TSMC로 넘기는 방안 또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유나이티드 데일리 뉴스는 삼성전자가 생산한 스냅드래곤888에서 발열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에 스냅드래곤870을 TSMC에 위탁생산했다고 분석했다. 발열 문제도 칩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삼성전자의 제조 공정에서 기인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스냅드래곤888을 최초 적용한 스마트폰인 샤오미의 미11은 심각한 과열과 전력 소비 문제를 경험했다"며 "퀄컴은 스냅드래곤888에 대한 대안을 제공하기 위해 스냅드래곤870을 서둘러 출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샤오미, 오포, 원플러스, 모토로라 등이 스냅드래곤870을 채택하고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였거나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