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소니와 TSMC의 합작 투자설(說)이 제기되는 가운데 소니 회장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요시다 켄이치로 소니 회장은 26일 경영 전략 브리핑에 참석해 "소니는 대부분 파운드리(위탁생산)를 통해 반도체를 공급받고 있는데 이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일본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안정적인 칩 공급은 필수"라고 밝혔다.
켄이치로 회장의 발언은 이날 소니와 TSMC가 1조 엔(약 10조 2615억원)을 투자해 일본에 반도체 합작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뒤 나와 이목이 집중됐다. 그는 합작설과 관련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논평을 거부하면서도 반도체 공급망의 중요성을 강조해 여지를 남겨뒀다.
앞서 현지 매체 닛칸고교신문은 일본 상공부의 제안으로 소니와 TSMC가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소니의 이미지센서 생산시설 인근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에 이용되는 20나노미터(nm) 칩을 주력 생산할 전망이다. 설립이 확정되면 이는 일본의 첫 20나노 칩 제조 공장이 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연초부터 요동치고 있다. 올해 초 차량용 칩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품귀현상이 응용처 전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단기간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미국, 독일, 일본 등 각국 정부는 반도체 확보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가 하면 자국 생산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도 생산라인을 서둘러 확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 약 19조원을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TSMC도 미국 애리조나에 위치한 5나노 공정 라인과 함께 3나노 이하 최첨단 공정을 갖춘 팹까지 총 6개의 신규 라인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