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프랑스 르노가 중국계 기업 엔비전AESC, 프랑스 스타트업 베르코(Verkor), ACC(Automotive Cells Company)와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공급망을 다변화해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고 전기차 기업으로의 변신에 총력을 기울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와 엔비전AESC의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이 임박했다. 르노의 전기차 생산기지가 있는 프랑스 북부 두에에 엔비전AESC가 배터리 공장을 만들어 제품을 납품한다. 투자비는 약 29억 달러(약 3조2800억원)로 배터리 공장은 연간 43GWh 생산용량을 갖출 전망이다. 공장에서 만든 배터리의 절반은 프랑스 자동차 제조사에 공급된다.
엔비전AESC는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에 배터리를 공급한 바 있다. 과거 거래 이력을 토대로 르노에 공급량을 늘리며 전기차 허브 지원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르노는 베르코에 지분 투자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베르코는 프랑스에서 배터리 16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연내 공장이 들어설 지역을 공개할 계획이다.
엔비전AESC, 베르코와 함께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PSA)과 토탈의 자회사 사프트(Saft)의 합작사 ACC도 르노의 협력사로 부상했다. 르노는 ACC와 추가 배터리 공급 계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가 여러 회사와 배터리 공급을 타진하는 배경은 미래 수요에 대비하려는 데 있다. 르노는 2025년까지 24개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중 10개를 전기차로 채울 예정이다. 최근에는 프랑스 두에와 모브쥬, 루츠 사업장에서 2025년까지 연간 4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르노 일렉트릭시티(Renault ElectriCity)' 전략을 발표했다.
르노가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며 배터리 수요는 커졌다. 수요 충족을 위해 배터리 공급망을 늘리며 기존 파트너사였던 LG에너지솔루션과의 파트너십 변화에 이목이 쏠린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0년 르노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전기차 조에(ZOE), 메간 e비전에 LG 배터리가 쓰였다. 배터리 합작 공장의 협력사로도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