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단기적으로 모임에 특화된 메타버스 대중화를 견인하겠다. 향후 모임뿐 아니라 기업, 서비스가 입점해 쇼룸을 여는 등 다양한 경제활동이 이뤄질 수 있는 메타버스 월드로 진화할 계획이다"
양맹석 SK텔레콤 메타버스사업담당은 19일 국내 기업 최초로 메타버스 공간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프랜드' 청사진을 밝혔다.
이프랜드는 SK텔레콤이 지난달 14일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 세계에서 활동하는 플랫폼으로 회의·모임에 특화됐다. 한 '룸'에 최대 131명까지 모이며 PPT나 영상 등을 공유할 수 있다.
전진수 SKT 메타버스 CO장은 "메타버스가 완전히 새로운 게 아니라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접속해서 새 사람을 만나는 MZ(1980년 초~2000년 초 출생) 세대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는 게 저희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양 담당은 "이프랜드 출시 이후 방문자가 점프 버추얼 밋업 대비 약 2배, 이용 시간은 5배가 늘었다"며 "제휴 요청도 수백 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를 누구나 참여해 소통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진화시킬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사용자가 이프랜드 내 아이템, 의상 등을 제작해 판매할 수 있는 마켓 시스템을 연내 선보인다. 사용자 스스로 메타버스 공간을 꾸밀 수 있는 공간 제작 플랫폼도 적용한다.
양 담당은 "장기적으로 메타버스 월드를 만들려면 '화폐'라는 요소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프랜드에서 통용되는 전용 화폐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프랜드에서 즐길 콘텐츠도 확대한다. 패션과 뷰티, 식품, 엔터테인먼트 등 MZ 세대들이 관심을 보이는 분야를 중심으로 제휴를 우선적으로 추진한다.
SK텔레콤은 이날 K팝 데이터 플랫폼인 '케이팝 레이더'와 함께 K팝 팬미팅을 이프랜드 안에서 열기로 했다. 소녀시대 태연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하고 아이돌 그룹 '저스트비' 멤버가 아바타로 팬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진다. 내달 고려대-연세대 교류전의 응원 행사도 메타버스로 개최한다.
'이프루언스'를 비롯해 인플루언스 육성 프로그램도 콘텐츠 강화의 일환이다. 양 담당은 "모임을 개설·운영하고 다른 모임에 놀러 가며 이프랜드를 키워가는 그룹"이라며 "모집 공고를 낸 지 일주일 만에 수백 명이 지원하며 관심이 뜨겁다"고 부연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안드로이드 버전, 지난 10일 iOS 버전의 이프랜드를 출시했다. 이어 연내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퀘스트’ 버전도 선보일 계획이다. 음성 대화 외에 문자 채팅 기능을 탑재해 사용성도 향상시킨다.
해외 진출 포부도 내비쳤다. 올해 80여 개국 해외 앱마켓에 이프랜드를 출시해 외국 고객을 확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