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전기차 산업에 진출한다. 1조원 이상의 거액을 투자한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모터스가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파하드 알 라시드(Fahd Al-Rasheed) 사우디아라비야 리야드시 왕립위원회 회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열린 '사우디 녹색 계획(Saudi Green Initiative·SGI)' 행사에 참석, 오는 2030년까지 수도인 리야드 내 자동차의 30% 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추후 전기차를 의무화할지 리야드 외 다른 도시도 전기차 전환 이니셔티브에 동참할지 등의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향후 9년 간 인구 800만에 이르는 리야드의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 세계 탈(脫)내연기관 트렌드에 발 맞추기 위해 전기차 전환 계획을 세웠다. 중국은 2025년까지 신차의 25%를 전기차로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은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할 방침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든든한 뒷배로 두고 있는 루시드모터스가 관련 이니셔티브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는 지난 2018년 루시드모터스에 10억 달러(약 1조189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현지 생산을 약속,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2024년부터 전기차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본보 2021년 9월 9일 참고 루시드모터스, 2024년부터 사우디서도 생산한다>
호주 EV메탈(EV Metals)의 사우디아라비아 진출로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전기차 배터리 원료의 안정적인 확보도 가능하게 됐다. EV메탈은 30억 달러(약 3조5650억원)를 쏟아 리튬, 니켈 등 광물 가공 시설을 짓는다. 1단계로 연간 5만t을 양산할 계획이다. <본보 2021년 10월 14일 참고 호주 광물회사, 사우디 투자…루시드모터스 생산기지 들어서나>
한편 같은 날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오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2030년까지 메탄가스 배출량을 30% 줄이고 리야드를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나무 4억5000만 그루도 심는다. 매년 탄소 배출량 2억7800만t을 줄이기 위해 1866억 달러(약 219억원)을 투입한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동참하기 위한 행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