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배터리 핵심 원료 '흑연' 中 의존도 70% 넘어…"공급망 다각화 시급"

전기차 배터리 수요 급증…흑연 가격 상승세
미국, 2020년 천연 흑연 생산량 전무

 

[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이 지난해 1~11월 수입한 정제 흑연 중 중국산 비중이 7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배터리용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코트라 실리콘밸리무역관에 따르면 미국의 정제 흑연 누적 수입량은 작년 1~11월 기준 약 6만4396t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산 비중은 73.3%에 달했다. 중국을 포함해 스페인, 폴란드, 일본, 스위스 등 상위 5개국이 총수입량의 89%를 차지했다.

 

흑연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재에 쓰이는 원재료다. 전기차 배터리 1개당 흑연 함유량은 20~30%에 이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 저장을 위해 필요한 광물 전체 수요를 100이라고 가정할 때 흑연 비중은 53.8%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흑연은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며 수요가 급등하고 있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는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2020년 139GWh에서 2030년 3254GWh로 폭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흑연 수요량이 2030년 현재의 약 10.5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도 뛰고 있다. 우드매킨지 수석 분석사 수잔 쇼는 S&P글로벌에서 "전기차 수요가 크게 증가하며 배터리에 사용하기 적합한 등급의 흑연 시장이 타이트해지고 있다"고 밝혔었다.

 

플레이크 형태인 천연 흑연의 평균 가치는 작년 5월에서 12월 사이 25% 증가했다. 벤치마크미네럴인텔리전스(BMI)는 작년 12월 3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천연 흑연의 가격을 t당 약 650달러로 매겼다. 올해 초까지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몸값이 치솟으면 안정적인 수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미국은 자체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020년 천연 흑연 생산량이 '제로'(0)였지만 현지 기업 약 95곳이 천연 흑연 약 3만5000t을 소비했다. 그 가치는 2100만 달러(약 250억원)로 추정된다.

 

미국은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흑연 생산국이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흑연 생산량의 약 62%가 중국에서 만들어졌다.

 

업계는 배터리 수요에 대응해 공급망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 이외의 지역에 공급망을 확보하고 자국 생산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미국은 해외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호주 흑연 생산업체 시라 리소시스는 루이지애나주에 흑연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말 테슬라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흑연 공급을 현지화하기 위한 자체 채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웨스트워터 리소시스와 그래파이트원 리소시스가 각각 앨라배마와 알래스카에서 흑연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알래스카 사업은 작년 1월 미국 정부로부터 최우선 순위 기반 시설 사업으로 지정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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