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 키운다…韓 파트너십 '이목'

비사이클 프로젝트에 100만 호주 달러 투입
수거함 설치해 재활용 유도

 

[더구루=오소영 기자] 호주가 폐배터리 수거함을 전역에 깔고 재활용 확대에 나선다. 원재료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시선이 호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코트라 멜버른무역관에 따르면 호주 배터리관리위원회는 지난 2월 국가 배터리 재활용 이니셔티브인 '비사이클'(B-cycle)을 발표했다. 배터리관리위원회는 연방·주정부,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위원회는 호주 전역에 배터리 수거함을 설치해 재활용을 활성화하고자 비사이클을 추진했다. 이미 재활용 시장이 형성된 납축전지를 제외한 버튼 배터리와 카메라·전동 공구·전기 자전거 배터리 등 분리가 쉬운 배터리가 수집 대상이다.

 

기업들은 무료로 비사이클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배터리를 판매할 때마다 개당 2호주센트(AA 배터리 무게인 24g 기준)를 지불해야 한다. 현재 에브리데이와 에너자이저를 포함한 배터리 제조사, 버닝스와 오피스웍스 등 대형 유통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100만 호주달러(약 9억원)를 쏟아 비사이클을 실행하고 있다. 호주 전역에 약 2350개 수거함을 깔았으며 향후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로 비사이클을 확대할 계획이다.

 

호주는 비사이클을 통해 순환경제에 기여하고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호주 가정에서 매년 버려지는 폐배터리는 3억개 이상이다. 매립량은 8000t을 넘는다. 이차전지의 재활용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 폐기물은 급증하고 있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소인 CSIRO는 폐기물이 매년 20%씩 증가해 2036년 10만t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CSIRO는 이차전지를 재활용하면 95%의 원료가 배터리 제조나 다른 고부가가치 산업에 활용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최대 31억 호주달러(약 2조7800억원)의 가치를 창출할 전망이다.

 

2017년 설립된 인바이로스트림은 호주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을 선도하는 대표 업체다. 인바이로스트림은 호주에서 유일하게 환경보호국(EPA)의 승인을 받은 재활용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배터리 수집부터 분류, 재활용 처리 공장을 운영하며 최근 멜버른 서부 라베르톤에 두 번째 배터리 재활용 센터를 열었다. 지난달 상장사인 리튬오스트레일리아에 인수돼 재활용 사업 투자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가 배터리 재활용 확산에 열을 올리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의 파트너십도 주목된다. 중국이 수출 제한 등으로 배터리 가공에 필요한 주요 광물을 통제하는 가운데 대체 공급선으로 호주를 모색할 수 있어서다.

 

양국은 작년 12월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광물 정책과 협력 가능 프로젝트, 금융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고 실무 기업 간 업무협약을 맺어 에너지 파트너십을 구체화하고 있다.

 

호주 무역투자대표부(Austrade)의 투자 담당자는 "2020년 한국 배터리 3사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의 35%를 차지하며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라며 "해당 기업에 원료를 공급하고자 흑연, 니켈, 코발트, 리튬 등 광물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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