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한화생명이 투자한 미국 생명공학회사 자이머젠(Zymergen)이 바이오 파운드리 시장 경쟁사인 징코바이오웍스(Ginkgo Bioworks)에 매각된다. 기술 개발에 문제가 생기면서 경영난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이머젠은 징코바이오웍스와 회사 경영권을 3억 달러(약 3900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자이머젠 주주들은 지분을 양도하는 대신 1주당 0.9179주의 징코바이오웍스 클래스A 보통주를 받게 된다. 거래는 내년 1분기 중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이머젠은 인공지능(AI)으로 유전자를 재설계하는 기술을 갖춘 생명공학회사다. 한화생명을 비롯해 소프트뱅크, 베일리기포드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투자해 주목받았고, 작년 5월에는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AI를 활용한 바이오 기업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상장 직후 기술적인 문제로 핵심 제품 출시가 연기했고, 향후 매출 전망도 크게 낮춰 잡으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이에 상장 초반 46달러를 웃돌았던 주가는 현재 2달러대 초반으로 추락했다. 결국 최근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이어 회사를 매각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징코바이오웍스는 "자이머젠 인수는 지금까지 우리의 가장 큰 인수·합병(M&A)으로 이 회사의 능력을 우리 바이오 파운드리에 통합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의 목표를 확장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지난 2008년 설립한 징코바이오웍스는 세포 프로그래밍을 위한 수평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생명공학회사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투자한 것으로 유명하다. 다양한 산업의 기업들이 징코바이오웍스의 플랫폼을 사용해 식품 성분, 향수, 화장품, 의약품 등을 만드는 효과적이고 친환경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