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 "이재용 사면 타이밍, 美 반도체육성 맞물려…삼성 투자 주목"

글로벌타임스, 李 사면 배후에 美 압박에도 이목
"바이든, 中 포기·美 투자 설득할 것…中 시장 중요성 변수"

 

[더구루=오소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복권과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육성 정책이 맞물리며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투자 압력이 거세지는 가운데 중국 시장을 버릴 수 없어 삼성의 고심이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중국에서 나왔다.

 

중국 환구시보의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서명한 지 수 일 만에 이 부회장의 사면이 이뤄졌다"라며 "반도체 산업에서 삼성의 가진 위상, 칩 동맹에 가입하라는 미국의 압박 속에 이번 소식은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라고 보도했다.

 

반도체와 과학법은 반도체 기술 우위를 지키고자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9일 서명한 총 2800억 달러(약 367조원) 규모의 법안이다.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은 3일 뒤인 12일에 확정됐다.

 

글로벌타임스는 "이 부회장은 삼성이 중국을 포기하고 미국 투자를 유인하고자 워싱턴이 설득해야 할 중요한 인물"이라며 "미국은 오랫동안 이 부회장의 사면을 압박했다"라고 전했다. 작년 5월 외신에서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에 이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했다는 보도가 나왔었다.

 

미국은 삼성과의 협력 강화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방한 당시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고 파운드리 투자에 거듭 감사를 표했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2조원)를 투입해 제2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테크 애널리스트 샹 리강(Xiang Ligang)은 "미국 정부는 정치적 작전을 포함해 (삼성의 투자를 설득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삼성을 비롯한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미국의 투자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고 봤다. SK하이닉스는 이미 미국 내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과 협력하면서도 중국 투자에 매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안에 낸드, 쑤저우에 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며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랴오닝성 다롄에 낸드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우시 공장의 생산시설 확장·장비 투자에 약 2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리강은 "중국에 공장을 세워 비용을 절감하고 최종 고객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칩 육성 전략이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중국의 정책 기조는 명확하다"라며 "자체 (반도체) 기술로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해 외부 혼란이 중국 반도체 산업의 급속한 발전을 방해하진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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