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네덜란드 맥주 업체 하이네켄이 러시아 탄산음료 시장 공략에 나선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에서의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선회했다. 코카콜라가 현지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생긴 시장 공백을 채워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1일 러시아 매체 RT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하이네켄은 러시아 정부 당국에 콜라라는 단어가 브랜드명에 들어간 여러 상표를 등록했다. 등록한 상표는 △로얄 콜라 오리지날(Royal Cola Original) △로얄 콜라 제로(Royal Cola Zero) △토니 레모니 오렌지(Tony Lemony Orange) △토니 레모니 레몬(Tony Lemony Lemon) 등이다.
코카콜라는 지난 3월 러시아에서의 제품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코카콜라는 러시아에서 10개의 공장을 운영하며 환타, 스프라이트, 슈웹스 등의 음료를 현지에서 생산했다. 펩시도 지난 3월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펩시콜라, 세븐업, 미린다 등의 판매를 중단했다.
하이네켄은 러시아 내에 보유하고 있는 공장에서 탄산음료를 만들 수 있다. 하이네켄은 현지에서 유리병, 플라스틱병, 알루미늄 캔 등에 담은 탄산음료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러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맥주 생산업체로 꼽히는 하이네켄은 러시아 곳곳에 7개 양조 공장을 갖고 있다.
하이네켄의 이번 행보는 지난 3월 발표한 러시아에서의 신규 투자 및 수출 중단 방침과는 거리가 있다. 딩시 하이네켄은 러시아에서는 자사 제품의 생산, 광고,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직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사업을 매각할 업체를 찾을 때까지 국유화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소유권이 이전되면 러시아에서 하이네켄은 더 이상 촌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RT 측은 "코카콜라를 대체하려는 하이네켄의 움직임은 제재를 받는 국가와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