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극항로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외국 자본 유치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시한 '부산발(發) 북극항로 공약'의 현실화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크렘린궁이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연방정부에 북극 지역 개발 전략 계획을 조정하고, 외국 자본을 유치해 북극항로 화물 운송에 참여하는 합작 투자 설립 방안을 연구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북극항로를 단순 러시아 자국 항로가 아닌 국제적인 물류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북극항로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극지 인프라 건설 일정도 제시했다. 내년까지 2대의 새로운 원자력 쇄빙선 건조를 시작하고, 오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타이미르 반도 예프레모프 만에 신공항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2028년 국제 북극연구소 '스노우플레이크' 설립 △2029년 '북극 항로'의 핵심 인프라인 오비 강 다리 완공 △2030년 '볼호프-무르만스크'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시운전 △2035년 북극 지역 노후 주택 이전 등 대규모 프로젝트도 포함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이 후보가 지난 14일 부산경남(PK) 지역 유세 중 "K조선업으로 해양강국을 만들겠다"며 조선업 지원 공약과 괘를 같이해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이 후보는 부산항을 북극항로 해상물류의 핵심 거점으로 구축하는 '부산항발 북극항로' 구체적인 청사진도 제시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우리가 중국, 일본에 비해 약간 늦긴 했지만, 항로를 직선으로 그어 보면 부산이 제일 가깝다. 한반도가 지리학적으로 최고 유리한 지점에 있다"며 "2030년 북극항로가 활성화할 것이며,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늦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전략 차원에서 장기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국내 해운사 HMM 부산 이전까지 언급, 북극항로 거점으로서의 부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러시아가 북극항로 개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엿 볼 수 있고 국제 사회와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이재명 대선후보 '부산항발 북극항로' 공약에 대한 논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