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환 기자] 미국 부동산 시장이 주택대출 금리와 집값 상승으로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3일 코트라 미국 뉴욕무역관의 '미 주택시장, 높은 물가와 모기지 금리로 2023년도엔 먹구름' 보고서에 따르면 국책 모기지 회사 프레디맥은 지난달 둘째주 30년 고정 모기지 대출 금리가 6.02%를 돌파했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86%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모기지 대출 금리가 6%를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 모기지 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서서히 오르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했던 지난 3월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 지난 8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대비 8.3% 상승했다고 발표되자 시장은 연준이 9월 FOMC에서도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해 모기지 대출 금리는 6%대를 돌파했다.
모기지 금리가 계속 치솟자 모기지 대출 신청자는 감소했다. 모기지뱅커연합에 따르면 지난달 둘째주 모기지 대출 신청자가 전년 같은 주 대비 29% 급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상반기 주택 공급이 턱없이 모자라 모기지 대출 금리 상승과 관계없이 현금을 주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있어 주택 가격은 4월까지 떨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건설 자잿값이 오르자 주택 가격도 동반 상승해 모기지를 통해 주택을 구매하는 고객뿐만 아니라 현금 구매 고객까지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중개 사이트 레드핀은 주택 판매 속도가 줄어들자 5월부터는 약 20% 매물이 가격을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로렌스 연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 수석 경제분석가는 "8월 주택 재고율은 128만가구로 7월보다 1.5% 하락했다"며 "판매되지 않은 재고량은 3.2개월치로 작년 동월 2.6개월치에 비하면 재고량이 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택 재고는 앞으로 몇 달, 몇 년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코트라는 "미국 주택시장은 부동산 외에도 다른 여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주택 건설에 필요한 원자재와 건설 인력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며 주택 리모델링에 필수적인 가전, 가구, 원단 시장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