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이 내년 최대 61TB급 서버용 SSD 신제품을 출시, 라인업을 확장한다. 대용량 저장장치에 대한 수요에 대응, SK하이닉스가 직면한 반도체 불황을 이겨낼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솔리다임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스토리지 필드 데이'에서 차세대 서버용 SSD 로드맵을 공유했다. 우선 내년 상반기 4세대 192단 쿼드레벨셀(QLC) 3D 낸드플래시 기반 30.72TB와 61.44TB 용량의 SSD를 선보인다.
신제품명은 각각 '에센셜 엔듀런스(Essential Endurance)'와 '밸류 엔듀런스(Value Endurance)'다. 밸류 시리즈는 3.84·7.68·15.36·30.72TB 등 4개 모델로 구성된다. 에센셜 시리즈는 7.68·15.36·30.72·61.44TB 등 4개 용량으로 구분된다. 솔리다임은 에센셜을 트리플레벨셀(TLC) 기반 SSD를 대체할 차세대 전략 제품으로, 밸류를 읽기 위주의 보급형 라인업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밸류와 에센셜의 블럭 크기·내구성은 각각 4KB·32PBW와 16KB·65PBW다. 가격은 현재 판매중인 15TB급 제품이 약 2880달러에 판매중인 것을 감안했을 때 30.72TB 모델은 5800달러, 61.44TB 모델은 1만150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의 판매가가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4K 랜덤 쓰기 성능과 관련해서는 QLC의 경우 경쟁사 솔루션 대비 자사 4세대 QLC 기반 신제품 쓰기 속도가 6배 빠르고 대기 시간은 84% 더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경쟁사 TLC 제품과 비교했을 때는 쓰기 속도가 24% 빠르고 지연성은 20% 더 낫다고 설명했다.
솔리다임은 현재 TLC 낸드 기반 SSD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QLC 제품이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QLC는 하나의 셀에 4비트, TLC는 3비트의 정보를 저장하는 구조다.
QLC 낸드를 탑재한 SSD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데다 내구성이 약하고 수명이 짧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으나 컨트롤러 기술 향상에 힘입어 고적층 낸드 구조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HDD와 비슷한 가격이지만 더 빠른 속도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서버용 SSD 분야에서 차세대 낸드 채용 속도가 빨라지면서 솔리다임의 모회사인 SK하이닉스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혹한기에 접어든 가운데 서버용 SSD는 불황을 타개할 유일한 대안으로 여겨진다. 전반적인 수요 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부 데이터센터 고객사를 중심으로 서버 증설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서버용 SSD 시장 규모가 지난 2020년 172억 달러(약 20조9660억원)에서 오는 2025년 336억 달러(약 40조958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