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인과 NFT 열풍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글로벌 경제 둔화와 유동성 축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암호화폐 겨울'이 찾아오며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상황이다. 하지만 많은 투자사들이 여전히 웹3 스타트업에 베팅하고 있다. 이에 왜 웹3, 블록체인이 미래사업을 주목받고 있는지 톺아본다. [편집자주]
[더구루=홍성일 기자]
◇2021년 찾아온 코인 열풍과 시장의 성장
2017년 찾아온 코인 투자 열풍이 지나고 2020년과 2021년 가상자산 시장에 두 번째 호황이 찾아왔다.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에 엄청난 유동성이 풀리면 가상자산은 물론 주식과 부동산의 가격도 정상이 어딘지 모를 성장세를 보여줬다.
그리고 이 시간 암호화폐 가격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코인 시장이 최고가를 찍을 때 비트코인은 개당 6만9000달러(약 9800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비트코인에 이어 시총 2위 코인인 이더리움도 개당 4700달러(약 670만원) 선까지 치솟으며 엄청나 증가세를 보였다. 이외에도 거의 대부분의 코인들의 가격이 치솟으며 주식 등의 자산이 하락할때 헤지 수단으로도 주목받았다.
2021년 가상자산 호황기가 2017년과 달랐던 것은 NFT(대체불가토큰)의 가치도 엄청난게 뛰어올랐다는 점이다.
현재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NFT 컬렉션인 '지루한 유인원 요트클럽(Bored Ape Yacht Club, BAYC)'의 경우 한때 총 가치가 20억 달러를 넘어선 적도 있었다. 당시 에미넴, 네이마르 등 글로벌 스타들이 BAYC NFT를 수억원에 구매한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받기도 했다. BAYC의 NFT 컬렉션은 지루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원숭이 그림 1만개의 NFT로 구성됐으며 유가랩스에서 개발했다. BAYC 외에도 크립토펑크, 미빗츠 등도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이런 NFT 시장의 성장은 거래 플랫폼들의 성장도 이끌었다. 세계적인 경매업체인 '소더비'는 NFT 경매액만 1억 달러(약 1400억원)를 넘겼으며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씨는 올해 1월 거래액만 36억5000만 달러(약 5조1800억원)를 기록했다. 이를 기반으로 오픈씨는 시리즈C 투자 라운드를 통해 3억 달러(약 4200억원)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코인과 NFT 가격의 폭발적 상승은 게임플레이를 통해 코인과 NFT를 획득할 수 있는 P2E(Play To Earn) 게임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P2E 게임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어필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중에서도 베트남의 개발사 스카이마비스가 개발한 엑시 인피니티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실제로 지난 2월 엑시 인피니티 NFT 누적 거래액이 40억 달러(약 5조2000억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당시 엑시 인피니티 NFT의 개당 평균 거래액은 198.77달러(약 28만원)이었으며 거래에 참여한 유저만 200만 명에 달했다.
자산의 성장의 플랫폼의 성장도 이끌어 암호화폐 거래소 부분에서는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FTX, 후오비 등이 빠르게 성장했으며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등도 거래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NFT 부문에서도 오픈씨가 빠르게 성장했으며 보상코인을 앞세운 룩스레어도 급격하게 거래 규모를 끌어올려 오픈씨를 위협했다.
하지만 이런 호황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암호화폐 겨울, 수익성 저하와 해고태풍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발생은 불타오르던 암호화폐 시장을 한순간에 얼려버리기에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각 국 중앙은행들, 특히 미국이 빠르게 기준금리를 끌어올리며 전세계적인 유동성 회수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렇게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풀려있던 유동성도 빠르게 흡수되기 시작하며 끝을 모르고 상승하던 암호화폐 가격 상승도 멈춰섰고 하락장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사건은 5월에 벌어졌다. 글로벌 상위권 암호화폐로 유명세를 떨치던 루나 코인 폭락 사태가 벌어지며 가치가 고정돼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던 스테이블코인 '테라'도 가치가 폭락, 상장 폐지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루나, 테라 사태는 루나와 테라가 연동된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테라는 태더나 USDC 등 현금, 국채 등의 현실 안전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스테이블코인과는 다르게 자매코인인 루나를 담보로 발행됐다. 테라의 보유자들은 테라 가격 하락시 테라폼랩스에 테라를 넘기고 1달러 가치를 가진 루나 코인 받아 차익을 챙길수 있는 구조로 가치를 유지했다.
이렇게 되면 시중에 테라가 회수되면서 테라의 가치는 다시 상승하게되는 구조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최근 이 사태는 테라 가치 유지 매커니즘이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발생했다. 여기에 테라폼랩스가 자신들이 보유한 엄청난 양의 비트코인을 시중에 풀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다른 자산 시장에 비해 가격 하락폭을 키울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되면서 6만9000달러 선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2만달러선까지 후퇴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코인과 그에 따른 NFT의 가격 하락으로 시장이 경색되는 것을 보며 '암호화폐 겨울'이 찾아왔다고 표현했다.
암호화폐 겨울이 찾아오면서 그동안 몸집 불리기에 바빴던 암호화폐 거래소, NFT 마켓플레이스 등의 해고 태풍이 이어졌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비롯해 제미니, 크립토닷컴, 블록파이, 반사, 후오비, 바이비트 등이 상당수의 직원을 해고했다. 또한 오픈씨의 경우에도 20%의 직원을 해고했다. 이들 업체들은 암호화폐 겨울과 거시경제의 불안정성이 합쳐지며 장기간의 침체 가능성을 고려 몸집 줄이기에 나섰던 것이다.
직원 뿐 아니라 다수의 CEO들도 다양한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제네시스의 CEO 마이클 모로, 마이크로스트레티지 CEO 마이클 세이, 크라켄의 CEO 제시 파월 등이 퇴사했으며 개인적인 이유로 알라메다리서치의 공동 CEO였던 샘 트라부코, FTX US의 브렛 해리슨도 사임한 상황이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에는 비트멕스 CEO 알렉산더 홉트너의 사임 소식도 전해졌다.
여기에 최근 벌어진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FTX 사태도 향후 코인 산업에 어떤 후폭풍을 몰고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에는
향후 시장의 방향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부정적인 전망과 긍정적인 전망이 함께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가상자산 사업을 하는 기업과 사업가들은 이번 겨울만 지나가면 가상자산의 시대가 올 것이고 이전 가격보다 더 높은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얘기한다.
오픈씨의 설립자인 데빈 핀저 CEO도 구조조정 사실을 전하면서 "다양한 암호화폐 겨울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고 이 겨울 한 번만 통과하면 된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하며 이번 위기만 버티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향후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비트코인의 경우 개당 최대 100만 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분석부터 아무리 높아져도 30만 달러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까지도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향후 다시 호황기가 다시 찾아올 것이라면서 내실을 다질 기회로도 활용하고 있다. 넥슨의 지주사인 NXC가 소유한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의 CEO인 장 밥티스트 그라프티오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시기는 새로운 제품과 기능 등을 개발해 다음 강세장을 준비하는 역량을 구축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며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10개 지역에 거래소 라이센스를 획득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가상자산에 대한 기관과 기업이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호황기를 찾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관, 기업의 자금이 흘러들어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의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의 주 수익원이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 거래의 규모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관, 기업의 유동성이 확보된다면 그 전보다 더 큰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웹3, 블록체인, 메타버스, 코인과 NFT 등 향후 인터넷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들에 대해서 알아봤다. 향후 이들 기술이 우리 생활 전반에 어떻게 적용될지, 대세가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금 코인의 전성기가 찾아온다고도 할 수 없다.
하지만 가상자산의 이용 방식이 지속적으로 발굴되고 있고 준법화는 물론 일부 국가들이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어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웹3, 블록체인, 가상자산이 향후 어떤 식으로든 우리의 인터넷 환경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