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집권' 룰라, 브라질 정유·가스 민영화 폐기 추진

페트로브라스 정유 공장 매각한 이전 정권과 차별화
신규 공장 투자 기대…생산시설 현대화 지속

 

[더구루=오소영 기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며 정유·가스 자산의 민영화가 철회될 전망이다. 신규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정유사들도 공장 건설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코트라 상파울루무역관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 후보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와 경합 끝에 승리를 거뒀다. 정권 교체에 성공하며 에너지 정책의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유·가스 자산의 민영화 정책이 폐기될 전망이다. 보우소나루 행정부는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브라스의 영향력을 줄이고자 민영화를 추진해왔다. 정유 공장 12개 중 7개를 팔고 시장점유율을 40~50%까지 낮춘겠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하지만 작년 11월까지 1개 매각에 성공했다. 올해에도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정권이 교체되면서 이는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공장 투자도 기대된다. 브라질은 주요 정유 공장이 1970~1980년대에 지어졌다. 19개 중 13개는 1980년 이전에 건설됐다. 페트로브라스는 1954~2002년 사이 공장 건설에 약 270억 달러(2012년 환율 적용)를 투입했다.

 

브라질에너지연구소(EPE)에 따르면 브라질 원유 생산량은 2021년부터 10년 동안 53.8% 증가해 2031년 일일 520만 배럴에 달할 전망이다. 정유 공장의 설치 용량은 같은 기간 10.2% 확대되는 데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공장이 거의 지어지지 않고 기존 설비는 노후화되면서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브라질 정유 공장의 가동률은 2012년 96.5%에서 2020년 77.3%까지 감소했다. 2020년 기준 설치 용량은 242만 배럴에 달했으나 실제 생산량은 180~190만 배럴에 그쳤다.

 

신공장을 지어 생산량을 높일 수 있지만 정유사들은 망설이고 있다. 핵심 원인은 기존 공장의 독점에 있다. 브라질은 영토가 넓고 물류 인프라는 열약해 제품 운반이 쉽지 않다. 자연스레 기존 공장이 지역 수요를 독점하게 된다. 석유 개발보다 낮은 수익성, 브라질 정유 시장의 과반을 차지하는 페트로브라스의 영향력, 잦은 정권 교체도 영향을 미쳤다.

 

정권이 바뀌며 분위기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가스 관련 신규 프로젝트가 발표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다만 당분간 현대화 작업 위주로 진행될 전망이다. 아랍에미리트 무바달라는 페트로브라스가 보유한 바이아주 소재 RLAM 공장을 인수한 후 11억 헤알(약 2710억원)을 쏟아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가동률을 현재 65%에서 97%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페트로브라스는 2025년까지 정유 공장의 현대화와 증설에 61억 달러(약 8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15억 달러(약 2조원)는 리우데자네이루주 REDUC와 가스랩 이타보라이(GasLub Itaboraí) 생산시설을 통합, 증설하는 데 쓰인다.

 

한편, 브라질의 석유 매장량은 2020년 기준 119억 배럴로 집계됐다. 생산량과 소비량, 정유 용량은 각각 일일 298만 배럴, 225만 배럴, 230만 배럴이었다. 가스 생산량은 지난해 488억㎥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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