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구루] 이석준 NH농협금융그룹 회장, ‘낙하산’ 꼬리표 뗄 수 있을까

이 회장, 박근혜 정부 국무조정실장·윤석열 대통령 특별고문 출신
농협금융 성과 확대·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과제 맡아
직원들에게 적극적인 도전 주문…“세계 최초의 금융 서비스 시도해야”

 

[더구루=정등용 기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NH농협금융그룹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다만 내정설이 거론될 때부터 ‘관피아’, ‘낙하산’, ‘관치금융’ 등 온갖 부정적인 수식어가 뒤따르며 논란을 키웠던 만큼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인 이 회장의 리더십에 기대감을 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회장은 공직자 시절 업무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의 경영 능력이 내실을 다지고 큰 조직을 이끄는 데 힘을 발휘할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농협금융은 지난 2020년 농업지원사업비 부담이란 악재에도 우리금융을 누르고 순익 기준 금융지주사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지난 2021년부터 다시 5위로 밀려나며 톱4 진입이 간절해진 만큼 이 회장이 향후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 회장, 윤 대통령 대선 캠프 초기 좌장 출신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달 12일 손병환 전 회장 후임으로 이 회장을 단독 추천하면서 “예산, 금융,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 경험을 해 실물경제에 대한 높은 이해와 정확한 정책 판단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금융업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보유해 금융지주 CEO로서 필요한 역량을 두루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 초기 좌장을 맡아 초반 정책 작업에 관여했다. 윤 대통령 당선 후에는 특별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당초 금융권에선 손 전 회장의 연임을 전망하는 관측이 우세했다. 김용환·김광수 전 농협금융 회장이 2년 임기를 마친 후 1년간 임기를 연장한 전례가 있는 만큼 손 전 회장도 이를 따를 것이란 분석이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하지만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이 같은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고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도 새 정부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관료 출신 회장 선임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지난 2일 첫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치 금융 논란은)제가 안고 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열심히 해서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면서 “정치권뿐만 아니라 농협중앙회 내외부와의 소통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 성과 확대·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과제

 

농협금융은 작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9717억원을 기록하며 주요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2조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우리금융과의 격차 역시 지난 2021년 말 기준 2960억원에서 올해는 3개 분기 만에 69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회장은 실적 개선을 위해 주요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한편 기존 강점인 비은행 포트폴리오 사업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농협은행의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순익은 1조45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은행(2조3735억원)이나 하나은행(2조2438억원)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작년 3분기 누적 비은행 부문의 순익은 6896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691억원보다 35.5% 감소했다. 증시 둔화에 따른 NH투자증권의 실적 급감이 주된 원인이겠지만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캐피탈,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통한 실적 향상도 절실한 상황이다.

 

◇“세계 최초의 금융 서비스 시도해야”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고객이 만족할 만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외부 생태계와 적극적으로 협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농협금융 직원들에게는 "세계 최초의 금융 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시도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 혼자만으로는 고객이 만족할 만한 금융서비스를 속도감 있게 제공할 수 없다”며 “여건만 허락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과감하게 외부 생태계와 협업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틀을 깨고 비상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직원을 주목하겠다”며 “한국 최초, 아니 세계 최초의 금융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시도해 봤으면 좋겠다”고 직원들의 적극적인 도전을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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