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돌 동아쏘시오, 세대교체로 '지속성장'에 방점…100년 초석 다져

도매상→제약사로 체질 개선…글로벌 토탈 헬스케어 굳혀
미래 먹거리 바이오 시장 기대, 내년 미국·유럽 신청 목표

[더구루=한아름 기자]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다음달 1일 창립 90주년을 맞는다. 글로벌 토탈 헬스케어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선진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혁신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겠단 포부다. 최근 그룹의 핵심 계열사 3곳의 대표를 교체하는 세대교체를 통해 100년 기업으로서 밑그림을 그렸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역사는 창업주인 고(故) 강중희 회장이 1932년 12월 1일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강중희 상점’이라는 위생재료 도매상을 개업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당시 서울에는 소규모 약방이 도매업 형태로 운영됐었다. 대부분 일본인 도매상들이 일본산 양약을 판매했다. 한국인 도매상들은 국내 제약사의 약을 판매했지만 매우 열악했다. 강 회장은 일상용품 부문에서 해법을 찾았다. 기존 도매상들이 취급하지 않는 시장성 있는 품목을 개발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강 회장은 끊임없이 일본으로 출장을 오간 끝에 고약, 알코올, 휘발유, 빙초산, 화장비누, 마스크 등 일상용품을 도입했다.

 

◇도매상→제약사로 체질 개선… 사업구조 다각화

 

강중희 상점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강중희 상점은 1936년 후반부터 판매망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하루 평균 매출 5000원을 기록했다. 당시 최고 매출을 올렸던 약방의 하루 평균 매출은 23원에 불과했다. 강중희 상점이 명실상부한 판매량 1위 도매상으로 등극한 것이다.  그러자 국내뿐 아니라 일본 제약사도 강 회장에게 거래 의사를 전해왔다. 이들의 러브콜은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종합 의약품 도매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강 회장은 혁신을 멈추지 않았다. 일제시대라는 혼란의 격동기 속에서도 1945년 5월에 주식회사 설립의 청사진을 준비했다. 8∙15 광복 직후 강 회장은 제일 먼저 회사 명칭을 바꿨다. 강중희 상점 대신 동아약품공사라는 간판을 달았다. 당시 '동아'라는 개념은 원래 의미인 동아시아에서 확장돼 천하를 일컫는 의미로 통했다. 세계로 뻗어나가자는 염원을 간판에 담았다. 

 

그는 미래 성장성이 큰 제약업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1949년 8월 9일. 강 회장은 상호를 동아제약주식회사(現 동아쏘시오홀딩스)로 변경하며 제약사의 기틀을 닦았다. 강중희 상점을 개업한지 만 17년 만에 현대적 개념의 제약사로 거듭났다.

 

사업은 순탄치 만은 않았다. 일제시대에 이어 6∙25 전쟁으로 생산·판매가 전면 중단됐고 외상 수금도 어려워졌다. 하지만 6∙25 전쟁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변곡점으로 작용했다. 강 회장은 국제시장에서 밀수품을 다루며 무역에 대한 이해도를 쌓은 끝에 완제의약품 수입에 눈을 뜨게 됐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완제의약품 수입에 이어 그는 항생제라는 신약개발에 도전했다. 그는 오늘날 동아쏘시오홀딩스 본사가 위치한 용두동 252번지에서 2700여 평의 대지를 구입했다. 착공 1년만인 1958년 5월 852평의 항생제 공장을 준공했다. 항생제 기계는 강 회장의 장남 동아쏘시오그룹 강신호 명예회장이 도입했다. 그는 독일로 날아가 여러 기계를 비교, 검토했다. 그가 심사숙고 끝에 도입한 항생제 기계는 당시 약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 대규모 세대 교체 인사… '신사업' 촉진 나서

 

글로벌 토탈 헬스케어그룹이라는 목표를 향한 강 회장의 노력은 90년이 흐른 지금도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근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지난 2013년 혁신 신약 개발과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을 목표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 △전문의약품 회사 동아에스티 △일반의약품 회사 동아제약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100년 기업으로 가기 위한 적지 않은 세대대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글로벌 토탈 헬스케어 기업으로서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핵심 계열사 대표들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신사업 등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구축하는 한편,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최근 최호진 동아제약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백상환 동아쏘시오홀딩스 경영기획실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는 등 내용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제약업계 안팎에선 백 신임 사장을 경영 전략 분야 전문가로 평가한다. 고려대 서양사학과를 나와 2000년에 동아제약에 입사해 경영기획팀장, 경영기획실장 등을 거쳐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경영기획실장을 역임한 기획통이다. 동아제약의 성장 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적임자라는 분석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의약품 시장 진입도 가속한다. 동아에스티는 최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DMB-3115'의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종료했다.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는 건선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건선성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쓰인다. 존슨앤드존슨에 따르면 스텔라라는 작년 기준 91억3400만 달러(약 12조3300억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동아에스티는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분석해 긍정적인 데이터 도출 시 내년 상반기 미국 및 유럽에 DMB-3115의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목표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