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리튬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양극재 가격도 급상승하고 있다. 삼원계(NCM)와 리튬인산철(LFP)은 작년 초와 비교해 2~4배 증가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 소스에 따르면 중국 리튬 가격은 11월 중순 t당 거의 8만 달러에 달했다. 수산화리튬은 연초 대비 150% 뛰었으며 탄산리튬도 유사한 상승세를 보였다.
'하얀 석유'라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양극재의 핵심 원료다. 전기차 배터리 1GWh(전기차 1만5000대 분량)를 생산하는데 리튬 약 700t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보급은 기후 위기 이슈와 맞물려 급증했다. 전 세계 전기차 수요는 지난 2년 동안 연평균 45% 미만으로 상승했다. 전기차 판매가 확대되며 리튬 몸값은 치솟았다.
이는 양극재에도 영향을 미쳤다. 니켈 비중이 80%인 NCM811는 지난 10월 kWh당 78.64달러에 팔렸다. 이는 작년 1월 대비 두 배 증가한 셈이다. LFP 양극재 가격은 50달러에 근접해 작년 초(12.79달러) 대비 4배가량 뛰었다.
양극재 가격이 오르며 전기차 시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테슬라는 올해만 다섯 번째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6월 전기 픽업트럭 허머 가격을 8.5% 인상했다. 중국 BYD는 지난달 전기차 다이너스티와 오션, 덴자 시리즈의 여러 모델 가격을 2000∼6000위안(약 37만∼111만원) 올렸다.
한편, 벤치마크 소스는 전 세계 양극재 생산량이 2017년 이후 연평균 42% 증가해 올해 200만t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생산량의 78%를 차지하는 중국의 지배력은 약화될 전망이다. 자국에서 리튬·양극재를 생산하고 중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서방의 움직임이 거세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지난달 홍콩 시노마인 희소금속자원과 청쩌리튬인터내셔널, 청두 짱거광산투자 등 중국 기업 3곳에 안보 위협을 이유로 투자 철회를 명령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발효해 특정 기업이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배터리 광물과 소재를 일정 비율 이상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하도록 했다. 아직 세부 조항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미국에서 광물을 처리하고 소재를 양산하는 시설에 대해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IRA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