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상무] <下> 제약·바이오 3세 경영 물결…닻 올린 세대교체

대원제약 3세 경영 첫 단추…보령 3세도 신사업 발굴
앞서 일동·유유, 코로나·탈모 등 새로운 먹거리 도전

 

[더구루=한아름 기자] 국내 제약사에 오너 경영인의 세대교체가 빨라지고 있다. 오너가(家) 3·4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들은 수년간 제약사에 입사해 탄탄하게 경영수업을 받아오며 경험을 쌓았다. 올해 이사진에 몸을 담거나 직접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에 본격 참여함으로써 '젊은 이미지 구축'과 '성과'를 동시에 잡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주요 제약사들의 3세 경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젊은 오너가 3세들이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로 나서면서 경험을 쌓았다면, 올해부터 이미지 구축과 성과를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젊은 시각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새판 짜기에 적극 나서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올해 대원제약 오너3세 경영 첫 단추

 

중견 제약업체 대원제약 오너 3세인 백인환 마케팅본부장(전무)이 지난해 12월 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창업주인 고(故) 백부현 회장의 장손이며 현 백승호 회장의 장남이다. 2011년 대원제약 입사 이후 주요 부서를 거쳐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하며 대원제약은 3세 경영이 본격 시작됐다. 

 

백 사장은 지난해 사내이사에 선임된 데 이어 1년만에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특히 이번 승진은 지난해 백 사장이 일군 성과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작년 초 마케팅본부장의 위치에서 매출 100억원 이상 제품을 10개까지 늘렸다. 이어 대표 감기약 '콜대원'에 대한 대대적 마케팅을 펼쳐 연매출을 3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백 사장은 공격적 사업 확대를 통한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대원제약의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도 포착된다. 보령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손자인 김정균 대표는 지난해 보령홀딩스 대표를 맡아 '우주 헬스케어'로 사업을 확대했다. 우주 분야 헬스케어가 미래 먹거리가 되어줄 것이란 판단에서다. 우주 공간에서 발생하는 건강 문제를 해결할 의료기기, 진단, 제약 등 다양한 분야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를 위해 우주개발 전문 기업 액시엄 스페이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스타버스트와 함께 우주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김 대표는 30대 특유의 젊은 감각으로 보령을 새롭게 단장했다. 제약을 지우고 간판도 바꿨다. 제약을 넘어 헬스케어 산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김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다. 뉴보령에 맞춰 신사업 발굴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CIS 챌린지(Challenge)’를 통해 6팀을 선정,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의 투자금과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윤인호 동화약품 부사장은 올해 디지털치료제·의료기기 사업에 방점을 찍었다. 오너 4세인 윤 부사장은 지난해 최고운영책임자(COO)라는 중책을 맡아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윤 부사장은 입사와 동시에 임원으로 곧장 승진하는 타 제약사의 오너 자녀와 달리 2013년 동화약품 입사와 동시에 영업현장에서 첫 발을 뗐다. 그는 영업부와 재경·IT실·전략기획실·생활건강사업 등을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동화약품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독은 경영권 승계 작업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사내이사로 승진한 김동한 한독 상무는 아버지인 김영진 회장과 함께 3세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김 상무는 사실상 한독 지배구조 정점(김 상무→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한독)에 있다. 그는 회사서 경영조정실을 담당하고 있다. 

 

 

◇제약사 '승계', 바이오 '소유와 경영 분리' 시도

 

일찌감치 3세 경영에 돌입한 제약사도 있다. 일동제약 창업주 고(故) 윤용구 회장의 손자인 윤웅섭 대표는 2021년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오너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윤 부회장은 2013년 대표이사직을 맡은 이후로 만성질환 영역 사업과 컨슈머헬스케어 분양 신사업 등을 확대해왔다. 특히 윤 부회장은 코로나 치료제 '조코바'의 국내 허가에 힘쓰고 있다. 

 

유유제약 3세 유원상 사장은 바통을 비교적 일찍 넘겨 받았다. 유원상 사장은 2020년부터 단독 대표이사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유유제약은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 박사의 동생 유특한 회장이 창업한 회사다. 유 사장은 2008년 유유제약에 입사해 기획, 영업마케팅 등 경영 전반에 걸쳐 경험을 쌓았다. 그는 신약 연구·개발(R&D)과 해외시장 개척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세계모발학회에 직접 참석해 탈모 치료제를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 진행 후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화학의약품을 넘어 바이오 신약 개발 도전에도 나서고 있다.

 

바이오 업계에서도 오너 일가의 경영 승계가 차츰 나타나고 있다. 국내 바이오 1세대 대표주자인 서정진 명예회장이 떠난 셀트리온그룹이 대표적이다.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이사회 의장과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이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다만 서 명예회장이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강조해온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이 완료될 경우 서진석 의장이 소유만 하되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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