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상무] <上> 승계시계 '째깍째깍'…신유열·이선호·김동선 전면 등장

'삼십이립=오너 상무‘…경영 능력 본격 입증 나선다 
'차세대 리더' 신상열, 담서원, 홍정혁, 주지홍 눈길 

 

'三十而立'(삼십이립). 논어의 위정편(爲政篇)에 나오는 말로 서른 살이 되어 자립을 한다는 뜻이다. 다만 국내 재계에서는 '삼십이립=오너 상무‘로 일컫는다. 이른바 ’오너 상무‘는 오너가(家) 30대 상무로 일찌감치 경영 수업에 나선 ’차기 리더십‘이다. 유통가의 대표적인 ‘오너 상무’는 △롯데家 신유열 △CJ家 이선호 △농심家 신상열 등이다. 여기에 최근 재계 인사에서 오리온家 담서원이 '오너 상무' 클럽에 가세했다. 빙그레家 김동환 씨도 3세 경영인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향후 이들 행보는 국내 유통 산업의 방향타와 이들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재계는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승계시계 '째깍째깍' △女風의 시대 △ 제약·바이오 3세 경영 물결 등 3회에 거쳐 이들의 면면을 살피고자 한다. -편집자주-

 

[더구루=김형수 기자] 유통업계 3세 경영인들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경영 성과를 쌓아 초고속 승진이란 내부 불만을 줄이고 차세대 리더로서 능력을 증명, 승계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보폭을 넓힌 행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갈 주역으로 오너 3세들을 꼽는다. 이들을 내세워 새로운 먹거리 창출은 물론 경영 쇄신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기대하는 눈치다. 오너 3세들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 지 주목되는 이유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상무(37)가 가장 적극적인 존재감 드러내기에 나섰다. 신 상무는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하며 국내 경영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 앞선 신 회장의 경영 행보를 그대로 따르고 있어, 신 상무가 3세 경영을 위한 사전준비에 착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 회장이 35세의 나이에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올라선 후 한국 롯데 경영에 적극 관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핵심부서에 '존재감'…변화 중심축 등장 


그는 올해 첫 행보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3'를 찾았다. 롯데헬스케어와 롯데정보통신 전시관을 찾은 데 이어 LG전자, SK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전시관도 들렀다. 지난해 초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미등기임원에 오른 그는 8월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에 동행하며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0월에는 경영 행보를 한국으로 옮겼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 향후 신 상무의 그룹 내 커질 역할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뉴롯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신 회장이 젊은 리더십을 앞세우고 외부 전문가를 적극 수혈하는 시점에 장남의 전면배치는 3세 경영을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신 상무는 지주사, 계열사 지분이 전혀 없고, 현재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어 국적 취득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32) CJ제일제당 경영리더의 행보도 주목된다. 그는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주요 보직을 꿰찼다. 글로벌 식품사업 전반의 전략을 관장한다. 미주를 넘어 유럽, 아태 지역을 포괄하는 글로벌 전역의 컨트롤타워이자 식품사업 성장을 위한 전략기획, 신사업 투자(M&A), 식물성 식품 등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과 사내벤처, 외부 스타트업 협업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 실장은 CJ제일제당의 식물성 식품 사업에서 오는 2025년까지 2000억원의 매출 목표를 달성을 이끌어 내겠다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그는 회사 신수종 사업인 해당 분야 성장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 그룹 공채 신입사원으로 CJ제일제당에 입사해 2017년 부장으로 승진, 바이오사업팀 및 식품전략기획팀에서 근무했다. 지난 2021년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부장으로 복귀한 뒤 같은해 말 경영리더로 승진했다.


CJ 내부에선 이 실장은 식품전략기획 1담당으로 활동할 당시 미국 슈완스 법인과 CJ푸드 법인을 성골적으로 통합하는 등 미주사업 대형화의 기반을 구축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식물성 식품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식품 사업의 구조적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성과도 합격점을 받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전무(33)도 올해 확실한 보폭을 넓힌 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신규사업 발굴과 추진을 담당했던 신사업전략실을 전략본부로 통합하고 그 수장을 김 전무에게 맡겼다. 신규사업 부문과 기획, 인사 등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어 이를 전략본부로 통합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는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신규사업 추진·프리미엄 콘텐츠 발굴 등의 기존 업무와 더불어 갤러리아 경영전반에 참여하여 조직 내에서 보다 책임감 있는 역할을 수행한다. 앞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인사를 통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고 조직개편을 통한 보직 이동으로 통합 핵심 조직의 수장을 맡게됨으로써 힘을 받게 됐다. 


자신 잘 할수 있는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 관련 신사업에 선택과 집중하고 있다. 그가 사업 추진 전 과정을 컨트롤한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가이즈'가 대표적이다. 파이브가이즈는 올 상반기 1호점 오픈 예정으로 김 전무의 야심작으로 꼽힌다.

 

 

◇첫 시험대 주니어 상무…경영능력 입증 채비 


경영에는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은 능력 면에서 날개를 펴지 못한 3세들도 적지않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 신상열 상무(29)는 본격적으로 경영수업 중이다. 2019년 평사원으로 입사한 지 3년 만인 2021년 부장으로 승진했다. 부장 승진 1년 만에 임원 자리에 초고속으로 올랐다. 신 상무는 경영기획과 경영전략 등에서 근무한 뒤 핵심 부서인 구매부서로 자리를 옮기며 두루 요직을 거쳐 그룹 내 영향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무대 첫 데뷔전도 치렀다. 지난해 6월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를 만나 현지 식품 사업을 놓고 논의했다. 그가 해외 무대에 첫 발을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상무의 그룹 내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베일에 감춰졌던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씨(34)가 기업의 별이라 불리는 임원에 올랐다. 상무로 승진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지난 2021년 7월 회사에 부장급으로 입사한 지 1년 반 만에 임원 자리에 오르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평가된다.


1989년생인 담 부장은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중국 북경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카카오의 인공지능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했고, 지난해 7월 오리온 경영지원팀의 수석부장으로 입사했다. 담 상무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오리온홀딩스 지분 1.22%와 오리온 지분 1.23%를 갖고 있다.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차남인 홍정혁(39)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 겸 BGF 신사업개발실장(사장)도 행보도 눈길을 끈다. 형 홍정국 사장이 유통 사업을 맡고, 홍정혁 대표는 소재 사업을 이끌게 되면서 '2세 경영'의 막을 올렸다. 홍 대표는 미국 카네기멜런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넥슨과 미쓰비시, 싱가포르 KPMG 아세안 지역 전략컨설팅 매니저 등을 거쳐 2018년 BGF에 입사했고 곧바로 신사업개발실장에 올랐다.


그는 화이트바이오 소재 사업을 키워나가며 큰 성과를 거뒀다. BGF그룹은 2019년 BGF에코바이오를 설립하고 바이오플라스틱 소재 사업을 시작하면서 친환경 플라스틱 업체인 KBF를 인수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컴파운드 소재 전문 생산업체인 코프라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홍정혁 대표는 인수합병(M&A) 등을 직접 주도하며 신사업 성장을 이끌었다.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씨는 지난해 콘텐츠 계열사인 삼양애니 대표이사에 선임돼 첫 지휘봉을 잡았다. 1994년생인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2019년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 부장으로 입사했다. 2020년 경영관리부문 이사로 승진헀으며 삼양식품 전략운영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전 대표가 이끄는 삼양애니는 불닭볶음면 캐릭터 '호치' 를 내세운 콘텐츠 마케팅을 비롯해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사조그룹도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씨는 지난해 식품총괄 부회장에 선임, 그룹 내 주력사업인 식품 부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1977년생인 주 부회장은 연세대학교과 일리노이대 경제학 석사를 거쳐 2011년 사조그룹에 입사했다. 2015년부터는 그룹 식품총괄본부장을 맡으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식품총괄 부회장에 올랐다. 사실상 3세 경영 체제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오너 3세 경영인들은 계열사에 입사해 고속 승진을 이어가며 차기 오너로서의 위치를 찾는 중이다"면서 "고속 승진만큼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자질 논란은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능력에 대한 증명을 보이고 입지를 굳혀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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