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차이나 리스크 확대에도 탈중국 고민하는 이유는?

공급망 재편 시간·비용·실효성 등 부담
중국 대체 생산기지 구축도 어려움 커

 

[더구루=홍성환 기자]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미국 기업들이 탈(脫)중국에 나서고 있다. 다만 공급망 재편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 실효성 등을 이유로 기업의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12일 코트라 미국 뉴욕무역관의 '탈중국과 공급망 재편 놓고 고심하는 기업들' 보고서를 보면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 조사 결과, 미국 제조기업의 62%가 리쇼어링·니어쇼어링을 추진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딜로이트는 지난해 기업 리쇼어링으로 미국 내 일자리가 35만개 창출된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1년 대비 25%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변화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아시아 비중을 2025년까지 20%, 2030년까지 40%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차이나 리스크 확대로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기업들이 탈중국을 고심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애플이나 해즈브로 같은 기업이 인건비가 저렴하고 제조 환경이 갖추어진 베트남과 인도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고 의류 기업들 역시 비슷한 이유로 방글라데시나 말레이시아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은 생산 단가가 저렴할 뿐 아니라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이라는 매력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쉽게 탈중국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보다 부유해진 14억명 중국 인구는 현재 전 세계 의류 판매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보석과 핸드백 판매의 3분의 1, 자동차 판매의 5분의 2에 기여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업 기반 시장답게 중국은 기계류·화학·건설 관련 분야의 초대형 구매자이다.

 

UCLA 앤더슨경영대학원 크리스토퍼 탕 교수와 인라인 트랜스레이션 서비스의 리차드 페이즐로 매니징 디렉터는 경제주간지 배론스의 코멘터리 섹션을 통해 미국이 정책적으로 리쇼어링과 프렌드쇼어링을 유도하고 있지만 기업이 중국을 떠날 수 없는 여러 요인이 존재해있다고 지적했다.

 

탕 교수와 페이즐로 디렉터는 미국의 높은 인건비를 허들로 꼽았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가 높은 인건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일부 노조가 로봇 도입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기업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환경 규제가 더욱 강화되었고 공급망 탄력성이 기업 경영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 점, 리쇼어링을 장려하거나 최소한 오프쇼어링을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세금 인센티브 정책의 부재 등도 요인으로 거론했다.

 

코트라는 "중국산 품목 대상 추가 관세 부과나 반도체 장비 수출 금지 등 제재 조치뿐 아니라 중국의 성장 둔화, 중국 소비자들의 국내 브랜드 선호도 상승에 따른 글로벌 브랜드의 점유율 하락은 탈중국을 고려할 만한 요소"라며 "그러나 낮은 인건비, 숙련된 기술자, 제조 인프라, 대규모 소비 시장은 제조 기지로 무시할 수 없는 큰 장점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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