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색가전 에너지효율 가이드라인 발표…국내 기업 수익성 악화 우려

바이든정부, 가정 내 에너지사용·탄소배출 감소 목표
냉장고·세탁기 제조사 수익, 최대 20%, 31%↓ 우려

[더구루=한아름 기자] 미국 에너지부가 가정의 에너지 사용과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냉장고·세탁기 등 대표 백색가전에 새로운 에너지 효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바이든 행정부가 작년 12월에 발표했던 ‘110대 가전제품 효율 강화' 기준에 따른 것이다. 이에 미국에 백색가전을 수출 중인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가 최근 가정용 전자제품에 대해 신규 에너지 효율 개정안을 발표했다. 가정용 냉장고와 세탁기 신규 에너지 효율 가이드라인은 표준 발효 이후 3년 이후부터 미국에서 제조되는 모든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에너지 정책 및 보존법’(EPCA)에 의거한 것이다. 2027년부터 냉장고(191L~411L)에 연간 킬로와트(kWh/yr) 소모량 계산에 따른 18개 제품 등급의 에너지 사용량 산출 공식을 적용한다. 세탁기의 경우, 1회 세탁당 전력과 물 사용(lb/kWh/cycle) 기준을 통해 자동 및 반자동, 일반 통세탁기와 드럼세탁기의 신규 에너지 효율 산출 방식을 적용한다.

 

에너지부는 지난 10일부터 60일간 신규 표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 에너지 효율성 평가에 대해 내달 14일과 28일 온라인 공개 질의를 가질 예정이다.

 

에너지부는 이번 신규 가이드라인이 발효되면 향후 30년간 600억 달러(연간 35억 달러)의 전기요금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약 2억3000만 톤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정책은 국내 업계에 타격을 입힐 것이란 게 업계 평가다. 특히 미국으로 냉장고와 세탁기를 수출 중인 국내 기업의 경우,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에너지부에 따르면 표준 개정으로 냉장고와 세탁기 제조업체의 수익이 각각 16.0~20.2%, 20.8~30.5% 하락할 예정이다. 미국에 냉장고와 세탁기를 수출하려면 개정된 지침을 준수해야 하는데, 생산 전환 비용만 각각 약 13억2000만 달러, 5억3000만 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도 잃고 있다. 최근 한국산 백색가전의 대미 수출이 크게 줄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미 냉장고 수출(HS 코드 8418.10 기준)은 약 1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7% 줄었다. 세탁기의 경우, 수출 감소세가 더욱 가파르다. 같은 기간 가정용 전자동 세탁기(HS 코드 8450.11) 기준으로 한국의 대미 세탁기 수출액은 700만 달러로, 전년보다 5.4% 감소했다.


이에 관련 업계는 백색가전 제조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전제품 표준 인식프로젝트(ASAP)의 앤드루 드라스키(Andre de Laski) 이사는 “제조사들은 미국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해당 가전제품의 신기술을 접목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기업 간 경쟁이 과열되겠지만 제품 효율성이 제고될 것이란 장점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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